"다리 8개 각각 뇌가 있다?"...로봇이 된 문어

"다리 8개 각각 뇌가 있다?"...로봇이 된 문어

2025.10.12. 오전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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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무척추동물인 문어는 인간과 다른 방식으로 진화했으면서도 매우 높은 지능을 가진 신비한 생명체입니다.

특히 다리 8개가 각각 뇌를 갖고 있다고 할 정도로 독자적으로 움직이는데, 이런 섬세한 행동을 분석해 로봇으로 만드는 시도가 활발합니다.

장아영 기자입니다.

[기자]
기어 다니며 바닥을 탐색하는 문어.

다리 하나는 빨판을 세우며 움켜쥐는 동작을, 또 다른 다리는 구부리고 뻗는 동작을 취합니다.

설 때는 다른 다리가 버팀목 역할을 하고, 걸을 땐 뒤쪽 다리를 밀면서 앞쪽 다리는 컨베이어 벨트처럼 굴리는데, 이렇게 쉬고 있는 다리도 있습니다.

8년 동안 6개 지역에서 야생 문어 25마리를 촬영해 분석한 미국의 연구팀은 문어가 구부리고, 수축하고, 늘리고, 비트는 4가지 변형을 통해 12가지 동작과 15가지 행동을 할 수 있다고 정의했습니다.

세세한 행동 데이터를 만든 건, 로봇 설계에 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문어 다리에는 신경세포의 60% 이상이 몰려있는데, 뇌와의 상호작용 없이, 빨판으로 직접 느끼고 판단해 움직임을 조절합니다.

[로저 핸론 / 해양생물학자 : 중추신경계에 뉴런이 8천만 개 있습니다. 큰 뇌죠. 그런데 정말 놀라운 건 머리 바깥에 있습니다. 다리 하나에 빨판 200개가 있는데, 다리 8개에 총 3억 개 넘는 뉴런이 분포해 있다는 겁니다. 정말 신기하죠.]

영국에선 이런 독자적인 '흡입 지능'을 이용해 중앙 컴퓨터 없이 자체적으로 움직이는 로봇 팔이 개발됐고, 에너지를 적게 쓰면서 방향을 자유자재로 바꾸며 유영하는 문어 수중 탐사 로봇도 나왔습니다.

[세실리아 라스키 / 싱가포르 국립대 교수 : 제가 이걸 당기면, 움직임이 끝날 때는 문어 팔처럼 뻣뻣해집니다. 이런 식으로 물건을 움켜쥐고 먹기 위해서 끌어당길 수 있죠.]

중국에서는 손가락 장갑과 연동해 움직임을 원격 조종하는 문어 로봇, 자기 무게의 260배 넘는 물건까지 안전하게 들 수 있는 3D 프린트 로봇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YTN 장아영입니다.


화면제공 : 네이처, 말리부다이버스
영상편집 : 이은경


YTN 장아영 (jay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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