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닝뉴스] 한국계 수학자 허준이 교수 필즈상 수상...이번 수상의 의미는?

[이브닝뉴스] 한국계 수학자 허준이 교수 필즈상 수상...이번 수상의 의미는?

2022.07.05. 오후 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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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오동건 앵커
■ 출연 : 박형주 / 아주대 석좌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한국계 최초 필즈상 수상, 이번 수상의 의미를 박형주 아주대 석좌교수 연결해서 자세하게 물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필즈상 사실, 잘 모르는 분도 많습니다. 저도 그랬고요. 이게 4년마다 주는 데다가 40살 이하만 받을 수 있다고 하니까 참 어려운 상일 것 같은데 어떤 상인지 설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박형주]
노벨상은 매년 12월에 줍니다. 그런데 수학의 최고상이라고 하는 필즈상은 4년마다 한 번씩 주고요. 4년마다 개최되는 세계 수학자들의 대회입니다. 40세 이하라는 나이 규정이 있는 이유는 이제까지 업적뿐만 아니라 앞으로 이룰 업적을 통해서 인류에게 기여하라는 동기부여의 측면이 강합니다.

[앵커]
인류에게 기여한다. 그렇다면 제가 기사를 찾아보다 보니까 세계도박사이트 이런 데서 필즈상 수상자도 배팅을 하는 것 같더라고요. 허준이 교수에 대한 배팅도 어느 정도 있었던 걸로 보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어느 정도 예상하셨어요?

[박형주]
4년 전, 지난번에도 사실은 강력한 후보였고요. 그리고 업적이 너무나 탁월해서 분명히 받을 것이라는 데는 거의... 아마 그래서 배팅할 때 리스크가 작았을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아주 유력한 후보였고 지금 올해 39살이더라고요. 그러니까 마지막 기회였던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탈 수 있었던 것으로 예상하셨던 것 같은데 여러 번 읽어봤습니다. 리드 추측, 여러 번 읽어봤지만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짧게 설명을 부탁드릴게요.

[박형주]
수학에 여러 분야가 있는데요. 그중에 조합론이라는 분야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고등학교에서 순연, 조합 이런 걸 배우지 않습니까? 그런 것들을 하는 뭔가 세고 카운팅하고 도대체 여기에서 부산까지 가는 방법이 몇 개가 있을까? 그중에 뭐가 제일 경제적일까 이런 것들을 하는 분야거든요.

그런데 리드 추측 특히 이번에 필즈상을 받은 업적은 바로 이런 분야에서, 역사상 조합론이 꽤 오래됐는데도 역사상 조합론 분야 필즈상에서 나온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러니까 조합론 분야 역사상 최초의 필즈상 수상자인데요. 예를 들어서 현대의 통신 네트워크 같은 그런 광대하고 복잡한 네트워크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일관성이 있다는 그런 것을 밝힌 업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뭔가 다양한 경우의 수, 확률 안에서도 뭔가 법칙이 있을 수 있다.

[박형주]
그러니까 네트워크의 규모가 너무나 커지면 자기 멋대로인 것 같고 아무런 규칙이 없을 것 같은데 그 안에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어떤 규칙의 일관성이 있다는 건데요. 좀 더 전문적으로 말한다면 로그 컨케버티라고 하는데요. 그러니까 그런 규칙성이 왜 나타나는가를 아무도 모르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런 복잡한 네트워크에도 자연의 필연적인 규칙성이 존재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건데.

[앵커]
규칙성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지만 발견까지.

[박형주]
이걸 풀 때 기존의 조합론의 그런 일반적인 방식으로 푼 게 아니라 완전히 엉뚱한 분야의 그런 아이디어와 방법론을, 전혀 관계없어 보이던 분야로 도입해서 이 분야를 새로 프레임을 바꾸고 그 새로운 프레임으로 이 문제를 풀었죠.

[앵커]
이 문제를 기존의 방법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풀었다는 게 핵심인 것 같은데. 그렇다면 어떤 교육을 받았나 돌아보겠습니다.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사실 2살 때 한국으로 왔어요, 미국 국적이기는 하지만. 그리고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석사까지 한국에서 나온 거예요. 한국 교육을 받은 거죠. 어떤 인물인지도 궁금해요. 개인적으로도 아시는지?

[박형주]
워낙 유명한 사람이라 한국에서 저도 발표도 들어봤고요. 강연도 굉장히 잘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특이한 점이 많은데요. 그러니까 저는 우리가 항상 국제적인 경쟁력이 없다고 어떤 때는 비하하던 우리 교육 시스템이 어떤 새로운 희망을 발견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우리가 이런 세계 최고의 수학자를 배출할 수 있었다, 우리 교육 시스템으로. 이런 생각이고요.

그리고 고등학교 시절에는 시인을 꿈꿨다고 합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좌절하고 그래서 결국 자퇴하고 검정고시로 대학에 진학한 흥미로운 이력을 갖고 있고요. 대학교 때도 원래는 물리천문학부를 들어갔는데 적응을 못했답니다. 그래서 대학교 3학년 때는 전 과목을 D와 F를 받았다고 본인이 고백한 적이 있는데요.

그렇게 어떻게 보면 방황의 기간이 길었는데 그러다가 어느 날 수학자가 되려고 그래서 대학도 6년을 다녔습니다, 졸업을 금방 못하고. 한때는 과학기자를 꿈꿨고 그리고 시인을 꿈꿨고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 그의 재능이 폭발하는 계기가 있었던 것인데요.

본인의 천재성이 물론 가장 중요해보이기는 합니다마는 저는 우리의 교육 시스템이 여러 가지 문제는 있지만 가능성이 있다, 이런 걸 새로 발견한 것이 큰 성과 아닌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어찌 보면 수학만을 계속 파오지 않았기 때문에 직관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도 해 볼 수 있는데. 사실 지금 시험기간입니다. 우리 중학생들도 시험기간인데 수학공부를 조금 등한시하는 친구들도 다시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이번 수상이 앞으로 학계에 미치는 영향도 있을 것 같은데요.

[박형주]
그렇죠. 저는 특히 젊은 학자들이 예전에는 승진도 하고 교수도 되고 여러 가지 직장도 잡고 하려다 보니 논문도 많이 써야 되고. 그러니까 너무 어려운 문제는 피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우리가 나만의 문제, 우리만의 문제 이런 거에 집중하기보다는 세계의 주류학계가 관심을 두는 문제. 소위 말하는 주류문제 리스크가 크기는 합니다.

왜냐하면 붙잡고 있다가 다른 팀이 먼저 풀어버리면 허망해지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우리만의 문제에 부딪히기보다는 세계 학계가 관심 갖는 주요 문제에 뛰어들어야 한다. 그래야 제2의 허준이가 나온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은 수학뿐만 아니라 다른 과학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어쨌든 지금 우리 한국에서 계속 교육받은 학자가 이 대단한 상을 탄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유독 한 사람만 정말 뛰어나서 받은 것인지, 아니면 요즘 우리 수학계가 이렇게 탄탄한 것인지도 궁금하거든요. 혹은 탄탄하지 않다면 어떤 것들을 수정해 나가야 될까요?

[박형주]
저는 굉장히 탄탄해지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특히 최근에 우리 한국 수학 국가등급이 5그룹으로 상향됐는데요. 이런 것들은 뭐냐 하면 양적인 척도, 다시 말하면 한국 수학자들이 얼마나 많은 논문을 내고, 이러한 양적인 척도보다는 세계수학의 진보에 얼마큼 이 나라가 기여하는가라는 질적인 척도가 더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우리나라의 수학이나 과학이 단지 논문을 많이 내고 하는 그런 양적인 그런 세상에서 벗어나서 세계 과학의 진보에 본질적으로 큰어기여를 하는, 인류에게 과학의 진보를 통해서 인류에게 기여하는 그런 큰 꿈을 갖고 그런 큰 틀로 우리도 과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학문의 목적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인류에 기여한다는 것이 조금 오늘 이야기를 나누면서 마음에 남는 이야기였던 것 같습니다. 이번 수상의 의미를 박형주 아주대 석좌교수와 함께 자세히 짚어봤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박형주]
고맙습니다.

YTN 고소연 (kosy021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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