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제 주목받은 '4대 유망 약물'...초라한 성적표 왜?

코로나19 치료제 주목받은 '4대 유망 약물'...초라한 성적표 왜?

2020.07.09. 오전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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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3월 세계보건기구 WHO는 에이즈와 말라리아, 에볼라 치료제 등을 코로나19 치료의 유망 약물로 제시했습니다.

이 가운데 에이즈와 말라리아 치료제는 임상시험이 중단됐고, 에볼라 치료제만 제한적으로 사용이 승인됐습니다.

WHO가 추천한 유망 약물의 초라한 성적표, 왜일까요?

이성규 기자입니다.

[기자]
세계보건기구가 추천하고 트럼프 미 대통령까지 나서 '신의 약'이라고 극찬했던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

추천 두 달여 만에 클로로퀸은 효능보다는 부작용이 훨씬 큰 것으로 밝혀져 전 세계적으로 임상시험이 중단됐습니다.

[권준욱 /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 : FDA의 결정이 있기 전부터 여러 가지 부작용 우려 등 또 효과가 거의 미미하다는 이유 등으로 해서 국내의 (클로로퀸) 임상시험도 사실상 시행하지 않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국내 첫 완치자에게 투여돼 주목받았던 에이즈 치료제 칼레트라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뚜렷한 치료 효과가 입증되지 않아 세계보건기구는 결국 사용 중단을 결정했고 함께 처방되던 인터페론도 비슷한 처지에 놓였습니다.

유일하게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만 미 FDA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받았고 국내에서도 수입돼 사용되고 있습니다.

[마이클 라이언 / WHO 수석디렉터 : 최근 임상시험의 데이터를 환영합니다. 미국서 행한 무작위 임상시험이고 약의 잠재적 사용에 희망의 신호가 있습니다.]

하지만 중증 환자에게만 제한적으로 사용돼 온전한 치료제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다른 질병의 치료제를 코로나19 치료에 '재활용'하는 경우에는 처음부터 한계가 분명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입니다.

[김정기 / 고려대 약대 교수 : 기존의 특이적인 치료제(신약)를 개발할 때는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신약 재창출이라는 방법을 쓰고 있거든요. 이런 과정을 거쳐 발굴된 약물은 상대적으로 (신약보다) 효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엄청난 자금과 인력을 투자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잦은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상황에서 어렵게 개발한 신약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예단할 수 없어, 과학계 고민도 그만큼 깊어지고 있습니다.

YTN 사이언스 이성규[sklee95@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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