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할아버지는 스피드광?! 초속2262km로 달리는 루돌프

산타할아버지는 스피드광?! 초속2262km로 달리는 루돌프

2019.12.24. 오후 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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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할아버지는 스피드광?! 초속2262km로 달리는 루돌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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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대담 : 이혜리 YTN 사이언스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산타할아버지는 스피드광?! 초속 2262km로 달리는 루돌프





◇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엄마, 산타할아버지가 내가 갖고 싶은 선물, 알아서 주시겠지?” 아이가 이렇게 얘기를 할 땐 이런 생각이 든다고 합니다. ‘얘가 아는 거야, 모르는 거야?’ 그런데 이건 과학으로 풀 수 없고요. 지금부터 할 이야기는 과학자들이 실제로 분석한 내용입니다. 매주 화요일,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신비한 과학의 세계, <과학을 품은 뉴스> YTN 사이언스 이혜리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 이혜리 YTN 사이언스 기자(이하 이혜리)> 네, 안녕하세요.

◇ 조현지> 아이의 마음속은 글쎄요, 모르겠죠?

◆ 이혜리> 그렇죠.

◇ 조현지> 얘가 알고 말하는 건지, 모르고 말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오늘 또 왠지 크리스마스이브인 만큼 관련된 소식을 준비해주셨을 것 같은데요. 지금 저희가 계속 하고 있는 얘기가 크리스마스만 되면 며칠 안 남았을 때부터 해서 괜히 싱숭생숭하고요. 조금 설레고 그런다,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이혜리 기자는 어때요? 특별한 계획이 있나요?

◆ 이혜리> 특별한 계획, 이게 결혼한 이후로는 계획이라고 하는 게 전혀 없어졌고요. 그런데 이상하게 기분이 설레고, 어디 가고 싶고요. 이런 느낌이 들기는 해요.

◇ 조현지> 제가 지난번에도 다른 분하고 이야기하기도 했는데, 저도 저희 남편한테 크리스마스 곧 다가오는데 뭐 특별한 거 없어? 이렇게 물어보니까 사람도 많고, 집에 있자, 이랬는데요.

◆ 이혜리> 이런 날에는 괜히 나가면 싸워요.

◇ 조현지> 그러니까요. 집에 있는 게 최고겠죠?

◆ 이혜리> 맞아요.

◇ 조현지> 크리스마스에도 과학적인 이야기들이 많다, 이런 이야기를 앞서 해주셨는데요. 사실 크리스마스 하면 ‘산타’라고 하는 존재부터 그렇고, 조금은 과학적이지 않은 날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 이혜리> 네, 맞습니다. 그런데 저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크리스마스를 정말 설레고 좋아하잖아요. 과학자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그래서 크리스마스를 과학적으로 분석하려고 하는 시도도 많이 이루어져 왔는데요. 오늘은 그런 여러 가지 분석 내용 중 재밌는 것을 추려 왔습니다.

◇ 조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데요. 하나씩 살펴볼까요?

◆ 이혜리> 네, 아무래도 크리스마스 하면 산타클로스와 루돌프가 가장 먼저 떠오르잖아요? 산타클로스가 아마 지금쯤 1년 중 가장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지 않을까, 정말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려면 보통 바쁜 게 아닐 것 같은데요. 여기서 출발한 호기심을 과학적으로 분석해본 사례가 있습니다. 과연 산타클로스는 얼마나 빠른 속도로 움직여야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줄 수 있느냐? 이겁니다.

◇ 조현지> 충분히 궁금할 만한 거긴 한데요. 저는 한 번도 고민해보지 않았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이것을 그냥 어른이 된 후로 당연히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하니까 이것을 계산해볼 생각을 했다는 게 신선하기는 한데요.

◆ 이혜리> 저희가 참 동심을 잊고 살았어요.

◇ 조현지> 그러니까요. 전 세계를 돌아다니려면 얼마나 빨리 선물을 나눠줘야 가능한 걸까요?

◆ 이혜리> 여러 과학자들이 실제로 루돌프의 속도를 계산했는데요. 대표적인 계산 결과를 하나 소개해드릴게요. 2000년대 중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에서 발표됐던 논문이 하나 있습니다. 논문 내용을 보면 당시 선물을 받을 어린이의 수가 전 세계 2억 명이라고 가정했을 때 산타클로스가 방문해야 할 집은 모두 7500가구 정도 된다는 건데요. 이 집들의 간격을 2.6km라고 보면 이동거리가 1억 9000만km가 넘는대요. 24일 밤 10시부터 25일 새벽 6시까지는 선물을 모두 돌려야 하니까 그러려면 시속 818만km, 초속으로는 무려 2272km의 속도로 썰매를 끌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 조현지> 지금 이 시간이 아이들이 자고 있을 시간 안에 선물을 다 돌린다고 가정을 하고 한 건데요. 시속 818만km, 초속 2272km의 속도다. 이거 눈 깜박할 속도보다 왠지 더 빠를 것 같은, 사실상 불가능한 건데요. 산타한테 선물 받으려고 기다리는 친구들이 지금 이 방송을 듣고 있다면 그렇게 빨리 그냥 점찍듯이 우리 집을 지나간다고 하면 선물을 어떻게 알고 줄까, 실망할 것 같은데요?

◆ 이혜리> 네, 그런데 완전히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 논문은 산타가 750명 정도의 도움을 받아서 지역을 분담한다면, 썰매가 시속 120km 정도만 달려도 제 시간에 선물을 배달할 수 있다고 이렇게 분석을 했습니다.

◇ 조현지> 그러니까 산타 혼자 돌리는 게 아니라 700명 넘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면 충분히 제 시간에 선물을 배달할 수 있다, 이런 이야기인데요. 산타를 돕는 분들은 많죠. 각 가정에도 있고요. 여기저기 많을 것 같은데요. 산타 할아버지 연세도 있으신데, 항상 우리가 할아버지라고 하는 칭호를 붙이는데요. 혼자 하기에는 힘들 수 있습니다. 각 지역 가정에 계시는 산타 분들, 많이 도와주시기 바라고요. 그리고 아까 루돌프 이야기도 나왔는데요. 루돌프에 대한 재밌는 이야기도 있다면서요?

◆ 이혜리> 그렇습니다. 루돌프, 제가 현지 아나운서에게 질문을 하나 할게요. 루돌프는 사슴일까요, 순록일까요?

◇ 조현지> 사슴하고 순록하고 크게 달라보이지는 않는데, 왠지 겨울 동물인 것 같으니까 순록?

◆ 이혜리> 네, 맞습니다. 가끔씩 루돌프가 점박이 무늬가 있는 사슴으로 표현되는 경우도 있잖아요? 그런데 루돌프는 순록입니다. 사슴과 순록, 말씀하신 것처럼 조금 비슷한 것 같은데 물론 둘 다 같은 사슴과이기는 하지만 그 아래 분류가 엄연히 다릅니다. 꽃사슴이 사슴에 가깝다면, 순록은 노루에 조금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는데요. 순록은 시베리아와 그린란드와 같이 북극과 가까운 추운 지역에 서식합니다. 북극 지방 사람들에게는 이동수단일 뿐만 아니라 가죽이나 고기를 공급하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 조현지> 그리고 왠지 사슴보다는 순록이 뿔이 더 양쪽으로 많이 퍼져 있는 그런 느낌이어서 제가 순록을 찍었는데, 맞았네요.

◆ 이혜리> 빨리 달려야 하잖아요. 사슴은 너무 연약한 이미지인 것 같아요. 순록이 더 강하게, 빨리 달릴 수 있을 것 같아요.

◇ 조현지> 또 루돌프 하면 빨간 코가 가장 먼저 떠오르잖아요. 실제 순록도 코가 조금 불그스름한가요?

◆ 이혜리> 실제로 순록의 코를 보면 다른 동물보다 붉은 색을 띠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추위에 더 잘 견딜 수 있도록 모세혈관이 코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순록의 코에는 사람보다 25%나 많은 모세혈관이 모여 있다고 합니다. 순록의 모습을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하면 다른 부위에 비해 코 부분이 아주 밝게 빛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그만큼 체온이 코 쪽에 아주 높다는 거죠. 아무래도 순록이 눈 속에서 먹이를 찾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체온 보호를 위해서 코와 입술 쪽에 더 많은 혈류가 흐르게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조현지> 그러면 루돌프의 빨간 코가 그냥 캐릭터 요소로 된 게 아니라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는 건데요. 그렇다면 추운 날 썰매 끌기에 가장 적합한 동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 이혜리> 그렇습니다. 썰매를 끄는 데는 순록의 코보다는 눈이 큰 역할을 해요. 신기하게도 순록은 사람이 볼 수 없는 자외선 영역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북극의 경우에는 밤이 6개월 동안 이어지기도 하는데, 이런 환경에 적응한 결과인데요. 순록의 눈 안쪽에는 반사판 역할을 하는 단백질 구조가 있습니다. 겨울이 되면 이 단백질 구조가 조금 더 촘촘해져서 밤에도 아주 잘 볼 수 있다고 합니다.

◇ 조현지> 그렇군요. 밤눈이 밝은 순록. 눈이 이렇게 밝으니까 밤에 산타클로스가 선물을 주러 다녀야 하는데, 선물 배달하기에 아주 제격이겠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앞서도 이야기를 했지만, 순록 하면 멋진 뿔이 또 떠오르잖아요.

◆ 이혜리> 그렇죠. 순록 뿔을 보면 사람들이 당연히 수컷이 아닐까, 루돌프는 수컷이겠지, 하고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그런데 수컷 순록의 경우에는 대부분 12월 초에 짝짓기를 합니다. 그런데 이때 뿔갈이를 함께 하는데요. 그러면 크리스마스 즈음이 되면 뿔이 없는 민머리가 되어 있어요. 반면에 암컷은 수컷보다 뿔이 조금 얇기는 하지만 겨우내 뿔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시기를 따져 봤을 때 이론상으로는 루돌프가 암컷일 확률이 높다는 거죠.

◇ 조현지> 그러니까 산타할아버지는 할아버지고, 루돌프는 루돌프 이모? 할머니? 이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뭔가 과학적으로 팩트들을 하나하나 따져보니까 오히려 산타클로스와 루돌프가 먼 상상 속 그런 존재들이 아니라 조금 더 친근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요즘에 또 산타 위치를 추적하는 그런 방법들도 생겨났다고요?

◆ 이혜리> 네, 그렇습니다. 해마다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에서 크리스마스이브에 산타클로스의 위치를 알려주는 행사를 60년 넘게 해오고 있었어요. 물론 가상이기는 합니다. 매년 12월 24일 0시부터 임무를 시작하는데요. 산타클로스의 위치를 방공 레이더, 위성을 통해서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겁니다. 가상의 위치를 알려주는 거죠. 홈페이지와 모바일을 통해서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합니다.

◇ 조현지> 60년이나 이걸 했는데, 저는 지금 처음 들어요. 그러면 아이들 같은 경우에는 이미 지금 지난밤부터 시작된 거잖아요? 이 홈페이지 접속해서 산타클로스가 어디쯤 오고 있나, 엄마 오늘 밤까지 올 수 있을까? 궁금해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원래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 여기가 미국으로 오는 적국의 미사일을 확인하는, 감시하는 그런 곳인데요. 여기서 어쩌다가 산타클로스의 위치를 알려주게 됐을까요?

◆ 이혜리> 사실 안 어울리는 느낌이 들어요. 왜 이런 일이 시작됐을까. 그거는 아주 사소한 이벤트에서부터 비롯됐는데요. 1955년으로 아주 사연이 오랜 시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산타와 통화하고 싶다고 하는 어린이가 있었는데, 이 어린이가 전화를 사령부로 잘못 건 거예요. 일종의 실수로 시작된 거죠. 그런데 그 어린이의 동심을 지키기 위해서 산타는 어디에 있다고 가짜 산타의 위치를 알려주게 된 거예요. 이를 계기로 해서 60년이 넘게 이 이벤트가 쭉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 조현지> 왠지 잘못 걸었어, 장난 전화하지 마, 이렇게 치부해버릴 수도 있는데, 따뜻한 마음으로 아이의 동심을 지키기 위해서 했던 그런 하얀 거짓말이라고 할까요? 그게 6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고 하니까 놀랍기도 하고요. 미국인들이 또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런 생각도 드는데요. 여전히 이렇게 전화로 물어보는 어린이들도 많다고요?

◆ 이혜리> 네, 그렇습니다. 수많은 자원봉사자가 어린이들의 전화를 받고 있어요.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참여한 적이 있고요. 버락 오바마 정부 당시 영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 역시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 조현지> 정말 훈훈하고 재미있는 일화네요. 어떻게 보면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 군대잖아요. 무거울 수 있는 기관에서 아이들의 동심을 지켜준다고 하니까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홈페이지 들어가서, 물론 영어로 되어 있겠죠?

◆ 이혜리> 그렇죠. 미국 시간으로 24일 0시부터니까 조금 기다려야 할 수도 있어요.

◇ 조현지> 그렇군요. 산타 어디까지 왔는지 확인하고 싶다는 아이들이 집에 있다고 하면 이 홈페이지 들어가셔서 산타할아버지 지금 여기 지나고 있대, 하고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오늘 또 크리스마스 관련해서 과학적인 이야기가 있을까 싶다고 앞서서 말씀을 드렸는데요. 재밌었어요, 유익했고요.

◆ 이혜리> 집에 어린이 있는 가정이 있다면 함께 이런 이벤트에 동참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 조현지> 맞아요. 오늘 이야기해주신 것들이 산타는 실제 존재하지 않아, 이런 이야기들을 하는 게 아니라 하나하나 과학적으로 분석하면서 얼마든지 아이들한테 동심도 살려주면서 과학적인 이야기도 할 수 있는 그런 내용인 것 같아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과학을 품은 뉴스, YTN 사이언스 이혜리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 이혜리> 감사합니다.

◇ 조현지>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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