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품은 뉴스] 휴가철 대비 다이어트! 장내 미생물을 바꿔라

[과학을 품은 뉴스] 휴가철 대비 다이어트! 장내 미생물을 바꿔라

2019.07.09. 오후 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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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품은 뉴스] 휴가철 대비 다이어트! 장내 미생물을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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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출연 : YTN 사이언스 이혜리 기자

[과학을 품은 뉴스] 휴가철 대비 다이어트! 장내 미생물을 바꿔라

여러분은 오늘 하루, 몇 번의 실수와 몇 번의 실패를 했나요? 저도 사람인지라 오늘도 아침부터 실수를 했는데요. 매주 화요일 이 시간만큼은 실패해도, 실수해도 괜찮다고 얘기해주고 싶습니다. 우리의 과학도 수많은 실수와 실패를 통해 발전했으니까요.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신비한 과학의 세계! 이번 주는 YTN 사이언스 이혜리 기자와 함께할게요. <과학을 품은 뉴스>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 안녕하세요. 이 기자를 또 2주 만에 뵙는데요. 요즘 여름휴가 가기 전에 다이어트 열심히 하신다는 근황을 들었어요.

YTN 사이언스 이혜리 기자(이하 이혜리) : 네, 휴가를 앞두고 있기도 하고요. 여름에는 아무래도 옷이 얇아지다 보니까 다이어트를 평소보다는 좀 더 많이 하는 편인데요. 아, 근데 정말 이제는 ‘나잇살’이 찐 건지, 살이 잘 안 빠지더라고요. 어릴 때는 정말 살이 잘 안 찌는 체질인 줄 알았어요. 먹는 것에 비해서 살이 덜 찌는 체질이었거든요. 근데 요즘은 안 그래요.

조현지 : 나이 앞에는 장사가 없는 것 같아요. 근데 저는 이 기자가 방금 ‘살 안 찌는 체질’이라고 하셨는데, 그런 게 정말 있는 건지 궁금했거든요. 그런데 오늘 준비해 오신 내용을 보니까 어느 정도 정말 그런 체질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혜리 : 그렇습니다. 제가 오늘 ‘장 내 미생물’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해 봤는데요. 과학 분야 이슈 가운데 가장 관심이 많은 분야이기도 하고요, 또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조현지 : 아, 장 내 미생물이요? 그러니까 장 속에 사는 미생물을 말하는 거죠? 유산균이 떠오르네요.

이혜리 : 맞습니다. 유산균은 장 속에 사는 수많은 미생물 가운데 우리 몸에 유익한 작용을 하는 균을 말합니다. 참고로, 프로바이오틱스와 유산균을 혼용하시는 분들 많으신데요. 프로바이오틱스가 인체에 이로운 미생물을 통칭하는 말로, 조금 더 큰 개념이고요. 그 안에 유산균이 포함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어쨌든 우리 장 속에는 유익한 프로바이오틱스를 포함해서 100종류 이상, 약 100조 마리 이상의 균이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장내 미생물이 바로, 비만에 영향을 미친다는 거죠. 여기서 이른바 ‘살 안 찌는 체질’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겁니다.

조현지 : 아, 그래요? 비만한 사람과 마른 사람의 장내 미생물이 다르다는 건가요?

이혜리 : 네, 맞습니다. 미국 워싱턴대와 예일대 등 미국에선 장내 미생물과 비만과의 연관성을 꾸준히 연구하는 연구팀이 많은데요. 이 가운데 예일대 연구팀이 뚱뚱한 쥐에서 발견된 장내 미생물을 날씬한 쥐에 주입하고 기존처럼 먹이를 줬더니 날씬한 쥐가 며칠 만에 살이 찐 것을 확인했습니다. 만약에 이 실험이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됐던 거라면, 똑같은 양의 음식을 먹어도 특정 장내 미생물을 가졌다면 더 살이 찐다는 거죠.

조현지 : 뚱뚱한 쥐 장 속에 있는 미생물이 살이 찌도록 유도하는 건가요? 어떻게 그럴 수 있죠?

이혜리 : 맞습니다. 장내 미생물이 음식물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특정한 물질을 배출하게 되는데, 그 물질이 우리 뇌에 ‘살을 찌우도록’ 신호를 전달하는 겁니다. 그래서 그런 미생물이 뱃속에 많다면 똑같은 음식을 먹어도 더 살이 찌는 거죠.

조현지 : 미생물이라고 해서 우습게 보면 안 되겠어요.

이혜리 : 맞습니다. 실제로 그래서 미국에서는 건강한 사람, 예를 들면 특별한 질환도 없고, 살도 찌지 않는 사람의 장내 미생물을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주입하는, 그런 연구도 진행하고 있어요. 건강한 사람의 장내 미생물을 이용해서 체질을 바꾸는 그런 원리인데요. 이를 위해 미국엔 대변 은행이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이 대변 은행은 건강한 사람들에게 대변을 기증받는데요. 이렇게 기증받은 대변에서 건강한 미생물을 선별해내고, 이런 미생물이 부족해서 비만이나 당뇨 등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제공하기 위한 그런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조현지 : 살다 살다… ‘대변 은행’이라뇨. 저, 아직 점심 안 먹었단 말이에요. 그래도 질병 치료에 쓰인다고 하니까, 뭐 할 말은 없습니다만, 놀랍긴 합니다. 그니까 장 건강이 전반적인 우리 몸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거죠?

이혜리 : 그렇습니다. 단순히 비만뿐만 아니라요. 뇌 건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게 계속 입증되고 있어요. 치매나 파킨슨병 같은 질환이 장내 미생물에 의한 것이라는 설이 꾸준히 제기 돼 왔고, 실제로 입증도 됐는데요. 최근 한 연구에서는 파킨슨병의 원인 물질로 알려진 변이 단백질이 장에서 신경을 타고 뇌까지 올라온다는 사실이 동물 실험을 통해 처음으로 확인됐습니다. 미국 존스 홉킨스대 의대 연구팀은 변이가 나타난 단백질을 쥐의 장에 주입한 뒤, 몇 달 후에 쥐의 뇌 조직을 분석했는데요. 그랬더니 이 단백질이 뇌 전체로 퍼져 나간 것을 확인했습니다. 학계에선 파킨슨병이 장에서 유래한다는 가설이 10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됐고, 뇌와 장이 하나도 연결돼 있다는 주장도 계속돼 왔거든요. 이번 실험을 통해 그런 사실이 다시 한번 입증된 셈입니다. 연구팀은 장 속에 있던 이 단백질이 어떻게 뇌까지 올라갔는지, 그 경로를 파악하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조현지 : 무엇보다 장 건강, 각별히 신경 써야겠네요. 식습관이 중요할 것 같아요.

이혜리 : 그렇습니다. 앞서 우리 장 속에 약 100조 마리의 균이 살고 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여기서 중요한 건, 인체에 이로움을 주는 유익균과 해를 끼치는 유해균의 비율이거든요. 유해균이 전혀 없을 수는 없지만, 유익균보다 유해균이 많다면, 당연히 장내 균형이 깨져서 건강에 적신호가 나타날 수 있는 건데요. 기름진 음식을 지속해서 섭취하고 음주, 흡연이 잦다면 장 속 환경이 악화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조현지 : 프로바이오틱스가 들어있다고 하는 건강기능식품 같은 것들도 많잖아요? 이런 걸 섭취하면 어떨까요?

이혜리 : 네, 어느 정도는 도움을 받을 수 있겠죠. 말씀드렸듯이 사람마다 장내 미생물 종류도 다르고 그 비율도 다릅니다. 심지어는 한국인에 장 속에서 유난히 많이 발견되는 균이 따로 있기도 하고요. 결국, 어떤 유익균이 부족하고 필요한 건지, 사람마다 다 다르거든요.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 가운데서도 특별히 좀 더 효과를 보는 제품이 있을 겁니다. 그런 제품을 잘 찾아 드시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조현지 : 그렇군요. 오늘 ‘인체의 신비’를 또 한 번 느끼네요. 제 장 속엔 어떤 미생물들이 있을지 하하 재밌습니다. 다음 이야기는 어떤 거로 준비하셨나요?

이혜리 : 네, 달 이야기해 볼게요. 올해가 인류가 달에 착륙한 지 딱 50년 된 해거든요. 그래서 다양한 행사가 미국 내에서 준비되고 있는데요. 그 가운데 하나가 인류가 달에 착륙했을 때 달에서 가져온 토양과 ‘월석‘, 쉽게 생각해 달에 있던 돌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아무튼, 이 토양 샘플과 월석 일부를 미국 내 9개 연구팀에 연구용으로 무료로 나눠주기로 했다는 겁니다.

조현지 : 아, 달에 착륙했을 때 이런 샘플들을 챙겨왔군요. 50년 동안 꼭꼭 숨겨뒀나 봐요?

이혜리 : 네, 그렇습니다. 샘플 대다수는 현재 미국 존슨우주센터 달 샘플 연구실에 보관돼 있는데요. 최초로 인류가 달에 발을 내디뎠던 아폴로 11호부터 아폴로 17호까지, 중간에 돌아온 아폴로 13호를 제외하고요, 총 6차례 달 착륙을 통해 확보한 샘플은 382kg에 달합니다.

조현지 : 샘플이라고 해서, 적은 양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많이도 가져왔네요.

이혜리 : 생각보다 많죠? 인류 첫 번째 달 착륙에 성공한 아폴로 11호 당시에는 월석과 토양 샘플은 48점, 약 22㎏ 정도만 수거했어요. 당시 닐 암스트롱 선장을 비롯한 우주인들이 달에서 활동한 시간이 2시간 31분 40초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무래도 첫 달 착륙이다 보니 우주인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체류 시간을 짧게 잡았지만 이후 점차 시간이 늘어나게 됐습니다. 그래서 현재 월석과 토양 샘플은 아폴로 15∼17호 우주인들이 수집한 것이 상당 부분을 차지합니다.

조현지 : 어떻게 생겼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50년 동안 숨겨놨던 월석과 토양, 보관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 같아요.

이혜리 : 그렇습니다. 일부 월석과 토양 샘플은 달에서부터 진공상태에서 들여와서 전혀 지구 대기에 노출되지 않은 생태로 보관돼 있고요. 일부는 냉동하거나 질소나 헬륨 가스를 채워서 보관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잘 보관된 월석과 토양 샘플이 연구진들에게 나뉘게 되면 이 물질들이 어떤 성분으로 구성돼 있는지 면밀한 분석이 이뤄지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요. 이를 통해 달의 지표, 대기와 같은 연구가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이 물질들이 지구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자원이잖아요. 지구에선 찾을 수 없는 이런 물질의 특성을 파악에서 인류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쪽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연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인류가 달에 간 지 벌써 50년이 흘렀잖아요. 그 사이 분석 기술도 많이 발전했는데요, 발전된 기술을 통해서 월석과 토양을 분석하게 되면 우주의 비밀은 더 많이 풀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조현지 : 우주 이야기는 들을수록 신기한 것 같아요. 우주도 우주인데, 장 속에 있는 그 수많은 미생물, ‘장’이 어쩌면 수많은 별로 가득한 우주가 아닌가 싶어요.

이혜리 : 그런 비유도 가능할 것 같네요. 실제로 ‘장’도 그렇고 인체에서는 ‘뇌’가 대표적으로 수많은 신경세포로 구성돼 있는데 아직 이 가운데 단 몇 %밖에 연구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뇌를 ‘작은 우주’라고 부르기도 하고요. 인체의 신비,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연구도 앞으로 더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아요.

조현지 : 지금까지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신비한 과학의 세계! <과학을 품은 뉴스> YTN 사이언스 이혜리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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