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 첫 관문' 림프절에서 암세포 생존 원리 밝혀

'전이 첫 관문' 림프절에서 암세포 생존 원리 밝혀

2019.02.08. 오전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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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암은 우리 몸 곳곳에 있는 '림프절'에 먼저 전이된 뒤 이를 통해 다른 장기로 퍼져나가는데요.

국내 연구진이 이 '림프절'에 도달한 암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원리를 밝혔습니다.

이를 역으로 이용해 '림프절'에 있는 암을 억제한다면 전이를 막아, 생존율을 크게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혜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우리 몸에 퍼져 있는 면역 기관인 림프절,

대다수 암세포는 이 림프절을 거쳐 다른 장기로 전이되는데, 이 때문에 림프절은 암 전이에 있어 중요한 척도가 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어떻게 암이 림프절에 전이돼 살아가는지 그 원리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국내 연구진이 림프절에 도달한 암의 생존 비밀을 밝혔습니다.

림프절에 있는 암세포의 주 에너지원이 지방의 일종인 '지방산'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겁니다.

[이충근 / IBS 혈관 연구단 박사 : 암세포는 포도당을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저희 결과는 림프절 도달한 다음에 포도당에서 지방산을 사용하는 방향으로 대사를 변화시켜서 적응해서 자란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힌 것이고요.]

쥐 실험을 통해 확인해봤습니다.

흑색종과 유방암에 걸린 쥐의 암세포에 지방산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약물을 주입하자, 전이가 크게 억제됐습니다.

이번에는 더 나아가 암세포에서 지방산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도록 지시하는 유전자를 무력화시키자, 역시나 전이가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지방산'이라는 연료를 공급받지 못하자 암세포가 이동을 멈춘 셈입니다.

[이충근 /IBS 혈관 연구단 박사 : (암세포가) 대사를 변화시키는 것을 억제하는 새로운 항암제라든지 또는 지방산 산화를 억제하는 항암제라든지 이런 쪽의 개발도 후속 연구를 통해서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암 전이의 첫 관문인 림프절에서 암세포를 무력화시킨다면 말기 암으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지 온라인판에 실렸습니다.

YTN 사이언스 이혜리[leehr2106@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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