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우주시대 개막, 변두리 로켓의 성공...우주 뿌리 산업을 키워라

신 우주시대 개막, 변두리 로켓의 성공...우주 뿌리 산업을 키워라

2017.12.23. 오전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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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은 우리보다 20년 일찍 우주기술 개발에 뛰어들었습니다.

자체 로켓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소행성 탐사까지 자체 진행하며 세계 5위권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규모는 작지만 높은 기술력으로 인정받는 작은 기업들이 우주산업의 뿌리가 되고 있습니다.

김진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일본 도쿄 동쪽, 바다에 인접한 공단 지역.

이곳에는 철과 대화한다는 공장이 있습니다.

기계가 아닌 사람의 손으로 금속을 깎아 원하는 형태를 잡아가는 곳입니다.

더 단단한 금속으로 쇠를 파낸 뒤 나무망치로 쇠를 두드립니다.

소리를 듣고 균질하게 모양이 잡혔는지를 알아내는 겁니다.

우리 주변에서도 볼 수 있는 공장이지만 만들고 있는 제품은 다릅니다.

항공이나 우주산업에서 사용되는 정밀 부품을 제작해 납품하는 특이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쇠를 정교하게 깎아 부품을 만들어내는 헤라라는 도구들입니다.

이곳의 장인들은 헤라를 이용해 쇠와 대화한다고 말합니다.

광고를 전혀 하지 않지만, 입소문을 듣고 찾아와 이전에 없었던 특수한 장비나 시험 설비를 부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70년, 3대째 이어지는 회사를 물려받은 젊은 대표는 어떤 어려운 주문이라도 거절을 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주문을 받은 뒤 공장의 장인들이 모두 달라붙어 해결해 왔으며 그게 자신들만의 힘이라는 것입니다.

[기타지마 타카히로 / 기타지마 시보리 대표 : (우주) 관련 대기업에서 직접 주문을 합니다. 그런 경우는 납품일을 따로 지정하지 않고 1개월 이내든지 시한을 두고 만들어달라고 합니다.]

대기업도 갖추지 못한 독특한 기술력을 갖춘 이런 작은 기업들을 소재로 한 드라마도 만들어졌습니다.

변두리 로켓이란 이 드라마는 일본 우주 대기업과 당당하게 기술력을 겨루며 인정받는 일본 작은 기업들의 도전을 다뤄 30%의 폭발적인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오다 미치루 / 일본 도쿄 주민 : (장인 정신은) 제조업, 만들기의 근본입니다. 오타구나 시나가와 등지에 이런 기술이 강한 기업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일본이 미국과 중국, 유럽, 러시아와 함께 세계 5위권 우주 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장인 정신을 지닌 작은 기업들이 토대가 됐습니다.

[쇼지 요시카쥬 / 일본 작사 부장 : 우리가 대기업과 계약을 맺으면 거기서 기술력이 있는 중소기업에 하청주면서 다양한 관계가 만들어지는데, 그게 전형적인 생태계 조성 방식입니다.]

우리 우주산업은 정부가 추진하는 프로젝트에 주로 대기업 위주로 참여해 진행되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제대로 된 이윤을 얻을 수 없어 꾸준히 참여하며 기술력을 축적할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조상연 / 항우연 한국형발사체 개발본부 : 같은 제품을 만들면 고르게 나와야 하는 조건이 있습니다. 그런 걸 맞추려면 그 회사들이 품질을 유지해야 합니다.]

하지만 2020년 이후, 우리가 자체 발사체를 확보하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더 많은 위성을 우리 로켓에 실어 보낼 수 있어 자연스럽게 우주 시장이 커질 수 있습니다.

이때 우리가 우주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으려면, 작지만 강한 기술력을 지닌 우주 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YTN 김진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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