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수상자, 한양대 김용희 교수

10월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수상자, 한양대 김용희 교수

2015.10.14. 오후 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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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몸의 지방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유전자와 이를 활용한 비만 치료법을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는데요, 오늘 '줌 인 피플'에서 연구를 주도한 과학자를 만나보겠습니다.

10월 이달의 과학기술자상을 수상한 한양대 생명공학과 김용희 교수, 자리에 나와주셨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지난 25년 동안 '약물 전달 시스템'에 대해서 연구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먼저 교수님의 연구 분야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해주시죠.

[인터뷰]
'약물전달시스템' 이란 기존 혹은 신규 의약품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효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에 필요한 양의 약물을 질환 부위에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제형을 설계하여 약물치료를 최적화하는 기술을 총칭합니다.

피부를 통해 약을 흡수시키는 멀미, 협심증, 고혈압, 호르몬, 금연보조 패치 제, 서방형 항암제, 약물 코팅 스텐트 등 다양한 약물전달시스템을 이용한 상품들이 개발됐습니다.

최근에는 양이온성 펩타이드 즉, 생체에 존재하는 양이온성 아미노산 연결체를 이용한 단백질 약물, 유전자 약물 전달에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약물전달시스템이 약으로 개발되는데 가장 중요한 점이 약을 포함한 전달체의 생체 안전성인데, 펩타이드 기반 약물 전달체는 가장 안전성이 확보된 물질이고 세포 안으로 약물을 투과시키는 효능이 탁월합니다. 주요 연구대상 타겟 질환은 심근경색과 뇌졸중을 포함하는 허혈성 심혈관 질환, 암, 염증 질환, 비만 및 비만 유래 대사증후군입니다.

[앵커]
귀밑에 붙이는 멀미약처럼 밴드 형태로 약물을 전달하는 것부터 임플란트까지 다양한 약물 전달 방법에 대해 연구해오셨는데요. 이렇게 한 분야를 꾸준히 연구하실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나요?

[인터뷰]
생명공학 분야는 생명과학과는 달리 융합 개발하는 학문입니다. 생명공학에는 다양한 분야가 있습니다만 바이오신약 개발이 가장 큰 고부가가치 산업이며 우리나라가 총력을 기울여 지원해야 할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10년 전 연간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블록버스터급 Top 10 의약품이 모두 타이레놀과 같은 저분자 합성 약물이었는데, 작년에는 Top 10중 7개가 생명공학 유래 바이오의약품들이 차지했습니다.

저는 약학을 전공했는데 지금은 공과대학 생명 공학과에 재직하고 있습니다. 약학과 생명공학의 접목은 시대와 학문과 산업의 흐름이었고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약물전달시스템의 핵심 기술이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앵커]
비만 치료 유전자를 지방세포에 직접 전달하는 치료 방법을 개발한 공로로 10월의 과학기술자상을 받으셨는데요, 먼저 기존의 비만 치료 방법에는 어떤 한계점이 있었나요?

[인터뷰]
비만은 열량 흡수와 소비의 불균형에 의한 것이며 식이조절과 운동으로 억제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비만 인구가 급증하고 있음에서 알 수 있듯이 조절이 쉽지 않으며 복부비만은 당뇨병, 고지혈증, 동맥경화 및 고혈압 등의 합병증을 초래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따라서 고도 비만을 예방하고 대사증후군으로의 이행을 막기 위해 치료제 복용이 필요합니다. 장기복용으로 허가된 비만 치료제는 크게 중추신경계에 작용해서 식욕을 억제하는 약과 소장에서 지방 흡수를 억제하는 약 크게 두 가지였는데 그 중 식욕억제제는 심각한 심장 독성으로 2010년 시장에서 퇴출했으며 지방흡수 억제제도 유변 배출 등의 사용 불편함으로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두 가지 대표 약물군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타겟 세포인 복부 비만세포에 작용하는 약물이 아니므로 장기 복용 시 부작용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약물이라는 것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교수님의 연구팀에서 발견한 비만 치료 방법에는 어떤 과학적인 원리가 적용된 건가요?

[인터뷰]
유전자란 세포에 존재하는 정보를 가진 DNA 서열을 말하며, 유전자 치료는 외부에서 유전자를 도입하여 결손 된 유전자를 교체하여 원래의 정상상태로 돌리거나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여 질병을 치료하는 기술입니다.

선천성 유전 질환을 제외한 대부분의 만성 질환은 유전자 발현으로 과다하게 생성되는 특정 단백질이 원인이 되며 RNA 간섭이라는 유전자 치료법을 이용하면 이 단백질을 감소시켜 질병을 치료 혹은 예방할 수 있습니다.

본 연구에서의 핵심 원리는 비만세포에 과다 발현되는 프로히비틴 (prohibitin) 이란 단백질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에이티애스 펩타이드 (ATS peptide)와 DNA 유전자에 안정적으로 결합해서 세포 내 투과를 향상하는 9개의 아르기닌 아미노산 (9R)이 결합한 유전자 전달체 (ATS-9R)를 이용했습니다.

그리고 지방 축적을 억제하는 유전자 (shFABP4)를 비만세포에 전달함으로써 지방 축적을 억제하여 비만 치료와 대사증후군 치료가 가능함을 비만 및 당뇨 모델에서 입증했던 것입니다.

[앵커]
이 유전자 전달체를 활용했을 때 실제로 실험에서 어떤 효과들을 얻을 수 있었나요?

[인터뷰]
비만 동물 모델에게 'ATS-9R 펩타이드'를 이용해 치료용 유전자 'shFABP 4'를 주당 2회, 7주간 투여하자 몸무게가 25% 이상 감소했으며 지방세포의 인슐린 저항성이 치료된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인슐린 저항성이란 인슐린이란 혈당 강하 호르몬 기능이 떨어져 세포가 포도당을 효과적으로 대사시키지 못해 고혈당이 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췌장이 과도한 인슐린을 지속해서 만드는 제2형 당뇨병의 직접적인 원인이고 복부비만에서 유래합니다.

[앵커]
비만 치료 외에 다른 질환을 치료하는데도 활용될 수 있을까요?

[인터뷰]
본 연구 결과에서 가장 핵심은 질환 세포로 선택적으로 치료제를 전달할 수 있는 상용화가 가능한 약물전달시스템 원천기술의 개발입니다. 본 기술은 비만뿐만 아니라 고지혈증, 당뇨병, 고혈압, 동맥경화 등 비만과 연계된 대사증후군 및 기타 난치성 질환의 치료·억제에도 적용될 수 있어 상용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며 다수의 제약 회사들이 기술이전을 문의해오고 있습니다.

[앵커]
끝으로 교수님처럼 생명공학 분야에서 연구하고 있는 후배 과학도들에게 한 말씀 전해주시죠.

[인터뷰]
바이오의약이 국가의 미래 먹거리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후학들의 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중 특히 신경을 쓰는 부분이 제자들의 국제화입니다. 실험실 내에서 모두가 영어로 의사소통하려는 노력이나 매년 외국 학회에 연구원들을 보내 견문을 넓히도록 하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밖으로 나가야 새로운 문화를 만날 수 있고, 그로부터 비로소 진화된 생각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처음부터 인생의 목표를 '글로벌 과학자'로 정하고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 연구의 길은 're-search'라는 단어처럼 찾고 또 찾는 문제 해결의 과정입니다. 포기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정신으로 초지일관 꾸준히 자신의 길을 가야 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10월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수상자, 한양대 생명공학과 김용희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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