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부추기는 변종 연가시, 과연 가능할까?

자살 부추기는 변종 연가시, 과연 가능할까?

2012.07.09. 오전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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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우리나라 최초의 감염재난여화인 연가시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영화들 사이에서 선전을 하고 있습니다.

연가시는 자살을 부추기는 변종 기생충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영화 속 변종 연가시가 정말 출현할 수 있을까요?

양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갑자기 물속으로 뛰어드는 사람들.

인간을 숙주로 삼은 변종 연가시가 산란을 위해 자살하게 한 겁니다.

영화는 살인 기생충인 변종 연가시에 수많은 사람이 감염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뤘습니다.

영화 제목이자 소재인 연가시는 긴 철사 모양으로, 사마귀나 귀뚜라미 등 잡식성 곤충에 기생하며 삽니다.

물을 통해 숙주의 몸에 들어간 연가시는 산란기가 되면 곤충의 뇌를 조종해 물속에 뛰어들어 자살하게 한 뒤 몸 밖으로 빠져나옵니다.

연가시처럼 기생충이 숙주의 행동 양상을 바꾸는 것을 '숙주 조종'이라고 하는데, 기생충에 의한 이상 행동은 쥐에게도 일어납니다.

톡소포자충에 감염된 쥐는 최종 숙주인 고양이의 몸에 들어가기 위해 쥐의 신경계에서 공포심을 억제해 고양이를 피하지 않거나 때론 공격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 같은 숙주 조정은 화학물질을 분비해 뇌를 조종하는 것으로만 알려졌을 뿐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인간을 조정하는 변종 연가시는 정말 만들어질 수 있을까?

한 종에서만 발견되는 기생충이 다른 종에 적응해 새로운 기생충이 된 경우가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연가시의 숙주가 되는 곤충을 100년 이상 지속적으로 먹지 않는 한 이같은 일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입니다.

[인터뷰:서민, 단국대 의대 기생충학 교수]
"우리가 메뚜기를 날로 먹거나 메뚜기가 먹는 풀이 몸에 좋다 뭐 이래서 먹다가 연가시가 지속적으로 우리 몸에 들어오게 되면 연가시도 우리 사람의 기생충이 될 수 있는 거에요. 이렇게 되기까지는 백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겠지만..."

또 연가시가 사람의 몸속에서 적응해 자살을 부추기려면 적어도 수십만 년은 걸릴 것으로 예측돼 영화 속 공포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YTN 사이언스 양훼영[hw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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