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크라이나 종전안 검토 착수..."거부 가능성 상당"

푸틴, 우크라이나 종전안 검토 착수..."거부 가능성 상당"

2025.12.26. 오후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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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마련한 새 종전안 검토에 들어갔지만, 수용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러시아 크렘린궁 은 현지 시간 25일 정례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이 미국에 다녀온 특사에게서 종전안 협의 내용을 보고받았고 이를 토대로 입장을 정리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 미국과 협의한 20개 항 종전안의 최신판을 공개하고, 푸틴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습니다.

새 종전안은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내주고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NATO) 가입을 포기해 사실상 항복으로 불린 10월 초안과는 상당히 다릅니다.

여기에는 러시아의 재침공을 막기 위해 우크라이나가 요구했던 서방의 안전보장 확약과 국가 재건 계획 등이 새로 포함됐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전쟁의 근본 원인이 서방의 동쪽 세력 확장이라고 지적하고, 우크라이나 내 서방 군사력 개입을 논외로 간주해 왔습니다.

서방의 우크라이나 안전보장과 함께 양대 핵심 쟁점으로 거론되는 영토 문제도 입장 차는 거의 줄지 않았습니다.

새 종전안에는 러시아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미콜라이우, 수미, 하르키우 지역에서 군대를 철수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격전지 도네츠크 주에 비무장지대를 설치하고 우크라이나가 병력을 물리는 면적만큼 러시아도 최전선에서 철수해야 한다는 내용도 들어있습니다.

이는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주를 통칭하는 돈바스에서 완전한 통제권을 확보하겠다는 러시아의 핵심 요구를 비껴가는 것입니다.

러시아는 개전 후 루한스크를 완전히 장악했고 도네츠크도 4분의 3가량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도네츠크 중서부의 요새를 러시아 추가 침공을 저지할 마지노선으로 삼아, 서부 주요 도시에서 통제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이런 입장 차를 고려하면, 러시아가 새 종전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에 대해 비관론이 제기됩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전장에서의 진전으로 자신감을 얻은 데다 새 계획이 러시아 국민에게 승리로 포장되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크렘린 궁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러시아는 새 종전안을 거부하더라도 협상 자체는 형식적으로 이어가며 시간 끌기를 시도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종전 정권보다 훨씬 우호적인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 악화를 막고 추가 제재를 피하며 전쟁 장기화 책임론을 차단하는 등 실익이 있습니다.

러시아 경제는 고금리와 성장 둔화로 전쟁이 시작된 2022년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았지만, 아직도 대규모 병력 충원이 가능해, 전선 유지에는 문제가 없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현 속도라면 러시아의 도네츠크 완전 점령에 약 18개월이 걸릴 것이라는 추산도 일각에서 나옵니다.


YTN 김종욱 (jw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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