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석방 요구' 홍콩 반중 언론인에 유죄...종신형 가능성

'트럼프가 석방 요구' 홍콩 반중 언론인에 유죄...종신형 가능성

2025.12.15. 오후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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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법원이 반중(反中) 언론인 지미 라이(78)에 대한 국가보안법 재판에서 유죄 판단을 내림에 따라 종신형이 내려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외부의 석방 요구에도 1천800일 넘게 수감 돼 있는 지미 라이에 대한 처벌 양형은 이르면 내년 1월 선고될 전망입니다.

홍콩고등법원은 15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홍콩 '빈과일보' 창업자 지미 라이의 선고 공판에서 외국 세력 공모와 선동적 자료 출판 등 세 가지 혐의 모두에 유죄 판단을 내리면서 선고 일자를 되도록 빨리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지미 라이 측에는 내년 1월 2일 전에 처벌 감경을 받기 위한 서면 자료 등을 제출하라고 했습니다.

정상참작 사유를 살펴보기 위한 심리 공판은 내년 1월 12일 열릴 예정입니다.

정상참작 등 최종 고려를 통한 양형 선고는 내년 1월 중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매체는 전했습니다.

이날 배포된 유죄 판결문은 855쪽 분량으로, 이중 유죄 판단 이유 등 판결문 일부를 판사가 직접 낭독했습니다.

판사는 지미 라이의 주장 앞뒤가 맞지 않고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했으며 공모자들이 감형받기 위해 허위 증언을 했을 가능성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 매체 빈과일보 사주였던 지미 라이는 국가보안법 시행 직후인 2020년 8월 체포됐고, 그해 12월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중국은 2019년 홍콩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뒤 2020년 6월 홍콩 국가보안법을 제정·시행했는데, 이 법은 국가 분열과 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개 범죄에 최고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지미 라이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외에도 2019년 불법 집회 주도 혐의로 2021년에 징역 20개월, 빈과일보 사무실을 허가 용도 외 사용한 혐의로 2022년 징역 69개월을 각각 선고받은 상태입니다.

지미 라이가 '홍콩 반환' 전인 1995년 6월 창간한 빈과일보는 중국의 전방위 압박 속에 결국 2021년 6월 24일 자진 폐간했습니다.

그는 앞서 여러 차례의 보석이 기각되면서 현재 구속된 기간이 1천830일을 넘겼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월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양국 관계와 중국의 대외 이미지 등을 언급하며 지미 라이의 석방을 요구했다고 밝혔고,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영국 국적인 지미 라이의 석방을 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말하는 등 그의 체포와 재판은 국제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AP통신은 "배심원 없이 진행된 지미 라이의 재판은 1997년 중국으로 반환된 과거 영국 식민지의 언론 자유와 사법 독립 바로미터로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정치 관찰자들의 주목을 받아왔다"면서 "중국의 외교 관계 시험대이기도 하다"고 짚었습니다.

이러한 관심을 반영하듯 이날 법원 인근에는 취재진을 비롯한 사람들이 대거 몰렸습니다.

법원 건물 주변에는 100명이 넘는 경찰이 배치됐으며 일부는 행인들을 대상으로 신분증을 요구하며 검문했습니다.

또 영국과 미국, 유럽연합(EU), 캐나다 등 서방 국가 출신의 외교관 16명이 아침 일찍부터 법원에 도착해 재판을 참관했습니다.

재판 방청을 위해 전날인 지난 14일 오전부터 홍콩 시민 수십 명이 줄을 서기도 했습니다.

지미 라이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힌 시민들은 그의 석방을 촉구했습니다.

지미 라이의 가족과 홍콩 야권 성향의 활동가들도 모습을 드러냈으나 따로 입장을 밝히지 않고 법정을 떠났습니다.

지미 라이에 대한 유죄 판결은 홍콩의 민주화 정치 세력인 홍콩 민주당이 창당 30여 년 만에 공식 해산하기로 결정된 가운데 나온 것입니다.



YTN 박영진 (yjpa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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