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국보법 담당 중국 기관 "화재 참사 왜곡 말라"...외신에 경고

홍콩국보법 담당 중국 기관 "화재 참사 왜곡 말라"...외신에 경고

2025.12.06. 오후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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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관이 홍콩 입법회 의원 선거를 하루 앞두고 홍콩 주재 외신 기자들을 불러 화재 참사에 대한 '허위·왜곡 보도'를 하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AFP와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 중앙정부 기관인 주홍콩 국가안보수호공서는 현지 시간 6일 외국 언론기관 책임자와 간부급 기자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국가안보공서는 이 자리에서 아파트 화재 참사와 내일(7일) 진행되는 입법회 의원 선거에 대해 일부 외신이 "사실을 무시하고 허위정보를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국가안보공서는 이들 보도가 "정부의 재난구조와 사후 처리작업을 왜곡하고 비난해, 입법회 선거를 방해하고 사회 분열과 대립을 조장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홍콩 내 모든 외국 언론 기자가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보도하고 관련 법률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기를 바란다"며 "언론의 관련 보도를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재난을 이용해 홍콩을 어지럽히려는 반중 세력의 행위에 절대로 관용을 베풀지 않을 것"이라며 "미리 일러두지 않았다고 얘기하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미리 일러두지 않았다고 얘기하지 말라"는 표현은 강력한 사전 경고를 의미하는 중국의 외교적 수사 중 가장 수위가 높은 것입니다.

AFP는 외신기자들이 모인 현장에 이름을 밝히지 않은 관계자가 나와 이런 내용의 성명을 읽었으며 해당 내용은 국가안보공서 홈페이지에도 게시됐다고 전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국가안보공서에서 문제 삼은 허위·왜곡 보도가 무엇인지 구체적 사례를 제시하지 않았으며 질문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홍콩프리프레스에 따르면 화재 참사 이후 홍콩 당국이 반대의견을 침묵시키려 한다는 내용의 지난 2일자 월스트리트저널 사설에 대해 홍콩 정부는 "편향적이며 홍콩을 훼손하려는 부당한 시도"라고 항의 서한을 보냈습니다.

국가안전공서는 중국 중앙정부가 2020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홍콩국가보안법에 따라 설립된 기관으로, 홍콩의 관련 직책을 감독하고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형사 사건을 처리하는 권한도 가지고 있습니다.

최소 159명이 숨진 지난달 아파트 화재 참사와 관련해 홍콩 당국은 비판 여론을 반중·반정부 세력으로 규정해 강력히 단속하고 있습니다.




YTN 이경아 (ka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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