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자신이 사면한 가상화폐 부호 "누군지 몰라" 발언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자신이 사면한 가상화폐 부호가 누구인지 모른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 시간 2일 미 CBS 시사프로그램 '60분'과의 인터뷰에서 자금세탁 방지 규정 위반 등으로 미국 내 사업이 금지된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창업자 자오창펑을 사면한 이유를 묻자 "나는 그가 누군지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바이든의 마녀사냥이었다"며 "이 사람은 바이든 행정부에 의해 정말로 지독한 취급을 당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나는 그 사람을 전혀 모른다"고 밝힌 뒤 "나는 그를 만난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 아마 만났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자오는 자금세탁 방지를 위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돼 유죄를 인정한 뒤 지난해 4월 징역 4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사면 결정을 내려 미국에서 사업을 재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습니다.

자오에 대한 기소 당시 수사당국은 미국의 국가안보에 중대한 해를 끼쳤고, 전례 없는 규모로 미국 법률을 위반했다고 지적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사면에 나서면서 자오가 트럼프 일가의 부를 늘리는 데 기여한 일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자오가 창업한 바이낸스는 아랍에미리트 국부펀드 MGX로부터 2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고, 이 투자는 전액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가상화폐 업체인 월드 리버티가 출시한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뤄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사면한 자오에 대해 누군지 모른다고 언급하면서 사면 대상자에 대해 파악하지도 않은 채 사면권을 행사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바이든 전 대통령이 퇴임을 앞두고 주변 인물 등을 사면했을 때 자동 서명기계인 오토펜을 사용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자오에 대해 '누군지 모른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바이든 전 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비판이 부메랑이 되어 날아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습니다.




YTN 홍상희 (san@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