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정적 숙청 나서나...오데사 시장 시민권 박탈

젤렌스키, 정적 숙청 나서나...오데사 시장 시민권 박탈

2025.10.15. 오전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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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자국 내 유력 정치인인 오데사 시장의 시민권을 박탈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현지시간 14일 보도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헤나디 트루하노우 오데사 시장이 러시아 국적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 같은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법률에는 러시아 국적을 지닌 이들이 우크라이나 국적을 가질 수 없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사실상 경질이지만 트루하노우 시장은 시의회가 해임을 의결할 때까지 업무를 계속할 수 있습니다.

트루하노우 시장은 자신이 러시아 국적을 보유한다는 주장을 부인하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과거에 친러시아 정당에 소속돼 있었으며 러시아 국적이 있다는 주장이 계속 나돌았습니다.

트루하노우 시장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전이 발발한 이후 젤렌스키 정권을 크게 비판한 적은 없었습니다.

오데사는 수도 키이우, 하르키우에 이어 우크라이나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로 흑해와 연결된 무역항이 있는 경제 중심지입니다.

이번 조치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자국 대도시 시장들과 불화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나왔습니다.

러시아에 맞서 전쟁을 지속하는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시체제 운용에 필요하다며 권력을 중앙에 집중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지역 지도자들이 공공서비스를 부실하게 관리하고 러시아 공습에서 도시를 보호하지 못한다는 게 개입의 주된 근거였습니다.

대도시 시장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쟁을 이용해 정적들을 무너뜨리는 방식으로 종전과 함께 치러질 대선을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올해 초 젤렌스키 대통령이 계엄권을 악용해 시의회의 기능을 마비시켰다고 비판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우크라이나 국가안보 당국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맞붙은 페트로 프로셴코 전 대통령의 은행계좌를 동결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19년 5월 취임해 2024년 5월에 5년 임기가 끝났지만 전란 속에 대선이 전후로 미뤄져 계속 집권하고 있습니다.

야당 의원인 올렉시 혼차렌코는 "트루하노우의 시민권을 박탈하고 오데사에 군사 행정기관을 설치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모든 시장에게 보내는 공개 신호"라며 "모두 조사 대상이며 때가 되면 하나씩 찾아가겠다는 얘기"라고 주장했습니다.




YTN 권영희 (kwony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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