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민주당 지도부 조롱 딥페이크 영상 '인종차별' 논란

미국이 7년 만의 셧다운 사태를 맞은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지도부를 멕시코인으로 희화한 영상을 SNS에 올려 인종차별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 시간 30일 자신의 SNS에 민주당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의 TV 인터뷰 영상을 인공지능 기술로 합성한 딥페이크 영상을 올렸습니다.

영상은 흑인인 제프리스 원내대표에게 멕시코 전통 모자인 솜브레로와 콧수염을 씌우고, 뒤에는 멕시코 전통 음악인 마리아치를 연주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등장합니다.

민주당이 불법 이민자 표를 얻기 위해 보건의료 예산 삭감 복원을 요청하는 것이라고 깎아내리면서 공화당 지지층의 반이민 정서를 자극하기 위한 의도로 보입니다.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SNS에 올린 글에서 "편견은 어디에도 통하지 않는다"며 "삭감을 취소하고 비용을 낮출 때까지 우리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CNN은 민주당 메들린 딘 하원의원이 영상 공개 직후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에게 찾아가 "명백히 인종차별"이라며 "의장이라면 이를 규탄해야 한다"고 따졌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존슨 하원의장은 "내 스타일이 아니다"라는 애매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연방정부 셧다운을 막기 위한 타협이 불발되자 민주당 지도부를 조롱하는 영상을 올렸습니다.

이 영상에서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흑인과 라틴계 유권자들에게 외면당했다며 이들에게 무상의료를 제공하면 우리에게 투표할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 비속어를 쓰며 흑인과 라틴계 유권자들이 영어를 못하고 지능이 낮아 민주당의 본질을 모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슈머 원내대표의 실제 발언이 아닌 조작된 내용입니다.

이 영상에서도 제프리스 대표는 솜브레로를 쓰고 콧수염을 기른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YTN 권준기 (jkwon@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