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근 9개월간 사형집행 1천여 건...생명권 침해 심각"

"이란, 최근 9개월간 사형집행 1천여 건...생명권 침해 심각"

2025.09.30. 오후 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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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9개월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이란에서 1천 명 넘는 사람들이 사형집행으로 숨졌다고 유엔이 현지시간 29일 전했습니다.

이는 유엔 인권이사회(HRC)가 임명한 독립 전문가들인 특별보고관(Special Rapporteur)들이 파악한 올해 1월 1일 이래 이란의 사형집행 건수로, 이란 당국의 불투명성을 감안하면 실제 건수는 훨씬 더 많을 공산이 크다고 유엔은 밝혔습니다.

사형집행이 공식 경로를 통해서 발표되는 비율은 낮으며, '혁명재판소' 재판은 비공개로 진행됩니다.

특별보고관들은 이런 대규모 사형집행이 생명권의 심각한 침해이며 최근 몇 주 동안은 하루 평균 9건이 넘는 교수형이 집행됐다면서 "이란은 공업적 규모로 사형집행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경악"을 표현했습니다.

알려진 사형집행 사례 중에는 마약 관련 범죄나 살인죄 사례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안보 관련 혐의와 강간죄였습니다.

이란에서 사형집행을 당한 죄수들 중 최소 58명은 아프가니스탄인들이었고, 그 중 57명은 남성, 1명은 여성이었습니다.

유엔 전문가들은 마약 관련 범죄로 사형집행을 당한 이들이 최소 499명이며, 이는 2018년과 2020년 사이에 마약범죄 사형집행이 연간 24∼30건에 그쳤던 것에 비해 급격히 늘어난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유엔 전문가들은 사형이 국제법상 '가장 심각한 범죄'에만 내려지도록 제한하고 있다며 마약 범죄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란이 올해 들어 사형집행을 한 간첩 혐의 죄수는 10명이며, 이 중 8명은 6월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후에 사형이 집행됐습니다.

이스라엘의 공격 후 발의된 이란의 간첩법 개정안은 간첩 행위로 간주되는 행위의 범위를 확대해 외국 언론매체나 외국에서 활동하는 이란 교포 매체와 접촉하는 일 등 정보의 전파를 위한 행위에도 적용되도록 하고 있다고 유엔은 설명했습니다.

영국 BBC 방송은 이 유엔 보고서가 발표된 당일인 29일에 이란이 사형집행 소식을 발표한 '바흐만 초우비-아슬'이라는 이름의 남성이 올해 11번째 간첩죄 사형 사례라고 전했습니다.

이란은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와 연계됐거나 이 기관의 이란 내 활동을 도왔다는 혐의로 많은 사람을 처형해왔습니다.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테러 공격으로 가자 전쟁이 시작된 이래 이란과 이스라엘의 관계는 더 악화했으며, 6월 13일 이스라엘이 이란 전역을 겨냥해 대대적인 공습에 나서자 이란이 탄도미사일로 반격하는 등 양국이 직접적인 전쟁 상황까지 갔다가 미국의 개입으로 휴전했습니다.


YTN 권영희 (kwony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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