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발 하라리 "우크라가 승리 중"..."러, 우크라 파괴 목표 달성 못해"

유발 하라리 "우크라가 승리 중"..."러, 우크라 파괴 목표 달성 못해"

2025.09.27. 오후 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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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사피엔스' 저자인 역사가 유발 하라리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판세를 두고 "승리해온 쪽은 우세를 선전하는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라고 진단했습니다.

하라리는 현지시간 27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왜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이기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민족·국가 파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점을 이유로 들며 이 같은 분석을 내놨습니다.

그는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체를 굴복시키고 독립 국가로서의 존재를 끝내려 했다"며 "당시 러시아 지도부와 세계 관측통들은 러시아가 며칠 만에 키이우를 함락하고 우크라이나 군대를 격파하리라 예상했다"고 개전 직후 상황을 전했습니다.

그러나 "열세의 우크라이나군은 키이우 공격을 막아내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며 "이어 2022년 여름 반격을 개시해 하르키우와 헤르손에서 두 차례 대승을 거두며 침공 초기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 상당 부분을 되찾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후 전선은 교착 상태에 머물렀고 러시아는 2022년 봄 이후 키이우, 하르키우, 헤르손 같은 전략적 요충지를 추가로 확보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하라리는 "2025년 현재 러시아군은 20만∼30만 명의 사상자를 낸 대가로 우크라이나 영토의 0.6%에 해당하는 국경 지대를 점령했을 뿐"이라며 "이 속도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체를 정복하려면 100년간 수천만 명의 희생이 필요할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가 전술적으로 후퇴하면서 전력을 보존하고 병사들 목숨을 지키는 동안, 러시아는 값비싼 공격으로 스스로 소모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교착 상태로 몰아넣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러시아는 공중전에서도 실패했다"며 "우크라이나 영공을 장악하지 못했고, 결국 장거리 미사일과 드론으로 우크라이나 도시를 공포에 빠뜨리는 전략으로 전환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내 민간인 공격을 자제하면서 드론으로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공군기지와 정유시설을 타격하는 능력을 입증했다"며 "외국군의 개입 없이 이 모든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전선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한 러시아는 점점 서방 여론을 흔들어 우크라이나 지원을 철회하도록 유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하라리는 지적했습니다.

하라리는 "전쟁 향방은 미래의 결정에 달렸기에 알 수 없지만, 우크라이나의 승리는 확정적이고 되돌릴 수 없다"며 "전쟁은 정치적 목표를 달성한 쪽이 승리하고, 푸틴은 핵심 목표인 우크라이나 파괴를 분명히 달성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우크라이나는 실제로 존재하는 나라이며, 우크라이나인 수백만 명이 러시아로부터 독립을 지키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싸울 의지가 있다는 점이 전 세계에 명확하게 드러났다"고 덧붙였습니다.



YTN 권영희 (kwony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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