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가방 속 자녀 시신' 한인 엄마 유죄 평결

7년 전 뉴질랜드에서 어린 자녀 2명을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여행 가방에 넣어 창고에 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한인 엄마가 법원에서 유죄 평결을 받았습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 고등법원 배심원단은 이 모 씨가 자신의 자녀들을 살해한 뒤 수년간 방치한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습니다.

이 씨는 2018년 6∼7월쯤 자신이 살해한 9살 딸과 6살 아들을 여행 가방에 넣어 오클랜드 한 창고에 버려둔 채 한국으로 달아난 혐의가 인정됐습니다.

이 씨의 변호인들은 재판에서 사건 발생 당시 어린 남매에게 항우울제를 먹인 사실은 인정했지만, 복용량을 잘못 계산했을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사건 당시 이 씨가 정신 이상으로 심신미약 상태였기 때문에 살인 혐의는 무죄라고 주장했습니다.

배심원단은 이 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 씨는 2017년 자녀들의 아버지가 암으로 숨진 뒤 7개월 만에 자녀들을 살해하고 2018년 하반기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이후 2022년 재정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녀들의 시신을 유기한 창고의 임대료 납부를 중단했고, 이에 따라 창고 보관 물품이 온라인 경매에 부쳐졌습니다.

2022년 8월 창고 내용물을 낙찰받은 현지 주민이 가방에서 아이들의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고 이 씨는 다음 달 울산에서 검거된 뒤 뉴질랜드로 송환돼 구속됐습니다.



YTN 권준기 (jkwon@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