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중국 등산복 '히말라야 폭죽쇼' 자충수

잘나가던 중국 등산복 '히말라야 폭죽쇼' 자충수

2025.09.22. 오후 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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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명 등산복 브랜드가 히말라야에서 대형 폭죽쇼를 벌였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중국 기업에 인수된 뒤 올해 2분기 중화권 매출이 42% 급성장했다가 자충수로 위기를 자초했습니다.

베이징 강정규 특파원입니다.

[기자]
굉음과 함께 산등성이를 따라 3km에 걸쳐 설치된 오색 폭죽 145개가 줄지어 터집니다.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 최고봉을 향해 굽이굽이 승천하는 용의 형상을 표현한 겁니다.

지난 19일 티베트 고원에서 펼쳐진 불꽃쇼로, 유명 등산복 브랜드 '아크테릭스' 홍보 성격이었습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폐막식 불꽃놀이 연출자가 지휘봉을 잡아 더욱 관심을 끌었습니다.

[차이궈창 / 불꽃놀이 감독 : 이 날아오르는 용이 세계에 긍정적 에너지와 경외, 축복, 희망을 전달하길 바랍니다.]

그러나 영상이 공개되자마자, 환경 파괴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해발 5,000m 청정지역에 다량의 화약을 터뜨리는 행사를 승인한 지방정부도 뭇매를 맞았습니다.

자연 분해되는 폭약을 쓰고, 야생동물들도 미리 대피시켰단 해명에도 비난은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구레이 / 수도사범대학 생명과학과 부교수 : 이곳의 식생이 파괴되고 나면, 자연 회복 기간은 수십 년에서 수백 년에 달할 수도 있습니다.]

이 해발고도에서 인공적인 회복은 불가능합니다. 것도 기본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결국 '아크테릭스'는 공식 채널에서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피해 복구도 약속했지만, 홍콩 증시에서 장중 한때 시가총액이 2조 원 넘게 증발한 뒤였습니다.

캐나다 브랜드였던 아크테릭스는 2019년 모회사가 중국 '안타'에 인수되면서 업계 선두에 올랐습니다.

중화권 매출만 4억 달러, 42% 폭증했던 것도 잠시, 난데없는 자충수에 스스로 무너진 셈입니다.

베이징에서 YTN 강정규입니다.




YTN 강정규 (liv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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