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연준 의장 "관세의 인플레이션 영향, 올해·내년 누적될 것"

파월 연준 의장 "관세의 인플레이션 영향, 올해·내년 누적될 것"

2025.09.18. 오전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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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제롬 파월 의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효과가 올해 남은 기간과 내년 중 지속해서 누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관세의 영향에 대해 "상품 가격 상승이 올해 인플레이션 상승의 대부분을 설명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현시점에서 이는 매우 큰 효과는 아니지만, 올해 남은 기간과 내년 지속해서 누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고용과 관련해선 "이민자 변화만큼 노동 공급이 감소하고 있다"며 "노동 공급 증가가 거의 없는 가운데 고용 수요도 급격히 줄어 '이상한 균형' 현상을 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연준이 연내 2회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해 오는 10월과 12월 남은 두 차례 통화 정책 회의에서 연이은 금리 인하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커졌습니다.

다만 내년 추가 금리 인하는 1회만을 예상한 데다 관세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둘러싸고 연준 안에서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관한 견해가 극명하게 갈려 여전히 금리 향방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고용보고서에서 고용시장 약화 신호가 커지면서 FOMC 결과 발표를 앞두고 0.25%포인트 금리 인하는 충분히 예견됐습니다.

시장의 관심사는 자연스레 연준이 추가 금리 인하의 시기와 폭에 관해 어떤 신호를 보낼지로 쏠렸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제 전문가들은 연준이 고용 약화 위험과 인플레이션 반등 위험 중 어느 쪽에 더 무게 중심을 둘지를 두고 치열한 논쟁을 벌였습니다.

FOMC 결과 중 분석가들이 가장 먼저 주목한 자료는 연준이 발표한 경제 전망(SEP)의 금리 전망 '점도표'였습니다.

9월 경제 전망 점도표에서 연준 위원들의 2025년 말 기준금리 예상치 중간값은 3.6%로, 6월 전망(3.9%) 때보다 0.3%포인트 하향 조정됐습니다.

앞서 지난 6월 전망에서 연준 위원들은 연내 총 2회(총 0.5%포인트) 금리 인하를 전망했습니다.

그런데 9월 전망에서 연내 총 3회(총 0.75%포인트)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고 좀 더 '비둘기적'(통화 완화 선호)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금리 전망 점도표는 FOMC 투표권을 보유하지 않은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를 포함해 총 19명의 위원이 익명으로 의견을 제시해 작성됩니다.

새 연준 이사로 취임해 이번 금리 결정에 참석한 스티븐 마이런 이사가 이날 0.25%포인트 금리 인하 결정에 반대하며 '빅 컷'(0.5%포인트 인하)으로 인하 폭을 키워야 한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를 토대로 연내 추가 금리 인하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으로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마이런 이사는 연방 상원 인준을 통과한 뒤 취임 선서를 하고 연준 이사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월가 일각에서는 트럼프 1기 때 임명된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와 미셸 보먼 부의장이 정치적 고려를 해 마이런과 함께 추가 금리 인하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내년 5월 임기가 종료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뒤를 이을 차기 의장 후보군으로 11명의 인사를 검토 중인데 보먼 부의장과 월러 이사도 포함돼 있습니다.

월러 이사는 지난 7월 30일 FOMC 회의에서 보먼 부의장과 함께 다수 의견이었던 금리 동결에 반대해 금리 인하 의견을 냈습니다.

연준 이사 2명이 동시에 반대 의견을 낸 것은 지난 1993년 이후 30여 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연준 내에서 인플레이션 반등을 우려하는 시각이 여전하다는 점은 향후 정책 행보를 불확실하게 하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실제로 9월 경제 전망 점도표를 보면 위원들은 2026년 연말 기준금리를 3.4%로 2025년 말 대비 추가 1회 금리 인하만 예상했는데 이는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2025년 연말에 기준금리가 현 수준(4∼4.25%)과 같거나 높을 것이라 전망한 위원은 7명에 달했고, 1회 인하를 예상한 위원도 2명 있었습니다.

2회 인하를 전망한 위원은 9명이었고, 마이런 이사로 추정되는 한 위원은 2.75∼3%로 현 수준 대비 1.25%포인트 인하를 예상했습니다.

2026년 말 금리 전망 분포도 2.75∼3.75%로 넓게 분산돼 있었습니다.

점도표상 금리 예상이 중간값일 뿐 연준 위원 간 의견이 분산된 점을 고려하면 향후 고용과 물가 지표에 따라 연준이 추가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자세로 변화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미국 행정부 정책의 변화는 계속 진화하고 있으며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높은 관세는 일부 상품 범주에서 일부 가격을 밀어 올리기 시작했지만, 경제 활동과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전반적인 효과는 아직 지켜봐야 할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연준의 독립성 우려가 지속되는 것은 기준금리 결정과 별개로 채권시장을 불안정하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바이든 행정부에서 임명된 리사 쿡 이사에게 주택담보대출 사기 의혹을 제기하며 해임을 통보해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 우려를 키웠습니다.

다만, 미국 연방 항소법원은 지난 15일 재판 진행 기간 쿡 이사가 당분간 이사직을 유지할 수 있다고 결정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해당 결정에 대해 연방 대법원에 상고한다는 방침입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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