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가방속 자녀 시신' 한인 엄마…"유죄 인정하냐" 질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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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에서 두 자녀를 살해하고 시신을 여행 가방에 숨긴 뒤 한국으로 달아난 혐의를 받는 한인 여성 이 모(44) 씨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다.

8일(현지 시각) AFP통신,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뉴질랜드 북섬 오클랜드 고등법원은 이날 이 씨가 직접 출석한 가운데 첫 재판을 열었다. 재판은 최장 4주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이 씨는 지난 2018년 6~7월쯤 당시 9살이던 딸과 6살 아들을 살해한 뒤 시신을 가방에 넣어 오클랜드의 한 창고에 보관하고, 같은 해 하반기 한국으로 출국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 재판에서 이 씨는 유죄 인정 여부를 묻는 말에 고개를 저었고, 판사는 이를 무죄 주장으로 간주했다.

또 판사는 피고인 측이 범행 당시 이 씨의 정신 건강 상태를 참작해 달라고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씨는 스스로 변호를 맡고 있으나, 필요할 경우 국선 변호사가 지원할 수 있다.

숨진 두 아이의 정확한 사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법원 기록에는 아이들의 체내에서 이 씨가 처방받은 수면제가 검출됐다는 내용이 있으나, 다른 사망 원인이 배제되지 않았다고 전해졌다.

사건은 2022년 8월, 창고 임대료가 연체되면서 보관 물품이 온라인 경매로 넘어가며 세상에 드러났다. 당시 물품을 낙찰받은 한 현지 주민이 가방 속에서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고, 뉴질랜드 경찰은 생모인 이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인터폴 적색수배령이 내려진 이 씨는 같은 해 9월 한국 울산에서 체포됐으며, 이후 뉴질랜드로 송환돼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YTN digital 류청희 (chee0909@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