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집착 트럼프의 강압 외교...갈등의 씨앗 될 것"

"노벨평화상 집착 트럼프의 강압 외교...갈등의 씨앗 될 것"

2025.08.19. 오후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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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평화상 수상에 집착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압적 중재 외교가 결국 장기적 갈등과 대립의 씨앗이 될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9일 보도했습니다.

SCMP는 트럼프 대통령이 16일(이하 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이어 18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유럽연합(EU) 지도자들과 정상회담을 통해 우크라이나전 중재 외교를 벌이는 와중에 중국 내 전문가들의 이 같은 견해를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전 이외에도 1월 20일 재집권한 이후 세르비아-코소보, 르완다-콩고민주공화국, 이집트-에티오피아, 캄보디아-태국, 인도-파키스탄 분쟁에 중재 외교를 벌여왔으며 이를 통한 노벨평화상 수상을 공공연히 희망해왔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 국가안전부 산하 관영 싱크탱크인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CICIR)의 장루웨이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 전략은 '권력정치 접근(power politics approach)' 방식으로 장기적으로 잘못된 간섭"이라고 짚었습니다.

권력정치는 윤리적, 이념적 계기가 아닌 자기의 이익 추구에 초점을 맞춘 정치 행위를 일컫습니다.

장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지역 분쟁에 강제 개입해 소위 휴전협정을 맺도록 압력을 가하는 중재를 해왔는데, 이런 방식으로 협정을 맺어도 애초 분쟁 배경이 되는 역사적 유산과 뿌리 깊은 원한을 해소하지 못해 장기적으로 대립과 마찰의 씨앗을 뿌리는 셈이 된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트럼프의 외교적 중재는 복잡한 지정학적 갈등을 단순한 '학교 내 싸움' 수준으로 만듦으로써 역사적 맥락에 대한 존중은커녕 근본적인 분쟁 해결에 필요한 전략적 인내심도 전혀 보여주지 않은 채 협정 강제 성사를 위해 고관세 부과 등 압력 행사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스인훙 중국 인민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5월에 인도-파키스탄 휴전, 6월 이스라엘-이란 휴전을 강요했으며 이달 들어선 태국과 캄보디아 간 국경 분쟁에 개입했는데, 미국이라는 우월적 권력에 트럼프 대통령의 잔혹하면서도 강탈적이고 변덕스러운 스타일을 이용한 중재였다"고 평가했습니다.

SCMP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안보·경제 방면의 강압을 바탕으로 한 이런 중재에도 해당 분쟁은 여전히 '휴화산'이라고 짚었습니다.

우선 적대관계인 인도와 파키스탄은 이번 휴전에도 불구하고 언제든 분쟁이 재발할 수 있고, 휴전하지 않으면 무역 협상 중단과 고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미국의 위협에 굴복한 태국과 캄보디아도 휴전했음에도 국경 마찰을 포함한 긴장 관계가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구소련 출신의 독립국으로서 오랜 앙숙 관계였던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도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8일 분쟁의 평화적 해결에 관한 공동 선언에 서명했지만, 분쟁의 마침표를 찍은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법적 효력을 가진 평화협정은 아니더라도 분쟁 종식과 양국 관계 정상화를 향한 로드맵을 담은 해당 선언이 적지 않은 의미를 담고 있지만, 국제 정세 변화에 따라 가변적일 수 있어서입니다.

중국 란저우대의 일대일로연구센터의 양위룽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분쟁에 개입함으로써 미국이 해당 분쟁에서도 필수적인 지정학적 행위자로 부상했다"고 꼬집었습니다.

SCMP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무역 협상을 무기로 세계 곳곳의 분쟁에 강압적인 중재 외교를 하는 것은 노벨평화상 수상을 염두에 둔 행위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미 6월에 파키스탄 정부는 물론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고, 2016년 미 대선에서 맞붙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러시아에 양보하지 않고 전쟁을 종결하도록 유도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할 것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습니다.

미 백악관의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세계 평화에 기여한 공적으로 볼 때 "노벨 평화상을 받을 때가 지났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대통령선거 유세 때 민주당 출신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 9개월 만에 노벨평화상을 받은 것을 언급하면서 수상 열망을 강렬하게 표시한 바 있으며, 재집권 이후인 2월에도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접견 때 "(나는) 수상 자격이 있지만, 그들은 절대 주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YTN 권영희 (kwony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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