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카메룬 독립운동 폭력 진압 시인..."책임 인정"

마크롱, 카메룬 독립운동 폭력 진압 시인..."책임 인정"

2025.08.13. 오후 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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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과거 아프리카 식민지였던 카메룬의 독립운동 과정에서 프랑스군이 탄압적 폭력을 행사했다고 인정했습니다.

현지시간 12일 AFP 통신은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폴 비야 카메룬 대통령에 보낸 서한에서 이같이 과거 프랑스의 잘못을 인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식민지였던 카메룬은 독일이 전쟁에서 패하면서 대부분 지역이 프랑스 지배하에 놓였습니다.

카메룬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을 요구하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프랑스가 폭력적 방법으로 독립 움직임을 막았다는 게 프랑스·카메룬 역사위원회의 조사 결론이었습니다.

이 위원회는 2022년 마크롱 대통령이 카메룬 수도 야운데를 방문했을 때 설립을 발표한 이후 프랑스가 1960년 1월 1일 카메룬 독립을 전후해 자행한 일들을 조사했습니다.

위원회는 올해 1월 공식 보고서에서 프랑스가 대규모 강제 이주와 강제 수용, 독립운동 진압을 위한 민병대 지원 등의 행위를 벌였다고 밝혔습니다.

조사를 주도한 역사학자 카린 라몽디는 2월 르몽드 인터뷰에서 "프랑스는 2차 대전 직후 정치·군사·외교·사법적 수단을 동원해 독립운동을 탄압했고, '평화화'를 명분으로 주민을 강제 이주시켜 수용소에 수용하는 식으로 주민들을 뿌리 뽑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전쟁은 법정에서도 진행돼 1955년∼1958년 2천 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고 다른 이들은 임의로 투옥되고 고문당했는데 가장 강경 탄압이 자행된 1956∼1962년 사이 프랑스군에 의해 살해된 전투원의 사망자 수는 최소 7천500명으로 추산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민간인 희생자까지 포함하면 사망자는 최대 수만 명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서한에서 "위원회 역사학자들은 카메룬에서 전쟁이 있었고, 식민지 당국과 프랑스 군대가 1960년 이후에도 계속해서 다양한 형태의 탄압적 폭력을 가했다는 점을 매우 정확히 했으며 당시 프랑스가 한 일과 책임을 인정하는 게 내 의무"라고 밝혔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번 서한은 르완다 투치족 학살이나 알제리 전쟁 당시 프랑스의 잘못을 일부 시인한 역사 인정의 연장선으로, 더 넓게는 아프리카 옛 식민지들과의 관계를 재건하려는 노력의 일환입니다.

그러나 피해자 입장에서 프랑스의 조치는 여전히 부족합니다.

카메룬 참전용사 협회의 마티외 냐셉은 AFP에 "프랑스는 카메룬에서 많은 범죄를 저질렀고, 배상금을 지급할 수 있다"며 금전적 보상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YTN 한상옥 (hanso@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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