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매체 "엔비디아 H20, 안전한 칩도 최첨단·친환경도 아냐"

중국 관영매체 "엔비디아 H20, 안전한 칩도 최첨단·친환경도 아냐"

2025.08.11. 오후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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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 매체들이 미국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의 H20에 대해 보안 위험성을 포함한 부정적 평가를 하며 잇달아 압박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달 초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가 '엔비디아, 어떻게 당신을 믿으란 말인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게재한 데 이어 지난 10일에는 CCTV 계열의 소셜미디어 계정 '위위안탄톈'이 '중국은 백도어가 있는 칩을 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위위안탄톈은 "대 중국 수출이 여전히 통제된 H100과 비교하면 H20의 정보 처리 능력은 20%에 불과하다"면서 "H20은 당연히 좋은 선택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어떤 칩이 친환경적이지도 않고 최첨단도 아니며 나아가 안전하지도 않다면 소비자로서 우리는 당연히 사지 않는 선택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위위안탄톈은 중국 보안업체 전문가를 인용해 엔비디아의 칩 전용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쿠다(CUDA)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과정에서 백도어를 작동시키는 명령이 심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인민일보는 지난 1일 "엔비디아는 H20 칩의 보안 리스크에 대한 설득력 있는 보안 증명을 제시해야만 중국 사용자 우려를 해소하고 시장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며 "젠슨 황 CEO는 말한 것을 행동으로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인민일보 논평은 전날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이 엔비디아 측을 소환해 백도어 안전 리스크 문제에 관해 설명하고 증명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고 밝히자마자 나온 것입니다.

이에 엔비디아 측은 관련 의혹을 재차 부인했습니다.

엔비디아 최고보안책임자 데이비드 리버는 지난 5일 블로그에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에는 '킬 스위치'나 '백도어'가 존재하지 않으며, 존재해서도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킬 스위치'(kill switch)는 원격으로 칩을 비활성화할 수 있는 기능이고, '백도어'는 정부나 해커가 기기 내부에 숨겨진 기능을 통해 데이터를 탈취하거나 원격 조작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홍콩 명보는 "인민일보 논평과 마찬가지로 위위안탄톈은 H20에 백도어가 존재한다는 증거를 제시한 것은 아니고, 이론상 그 가능성을 추론해낸 것뿐"이라고 짚었습니다.

한편,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정부 당국자를 포함한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엔비디아와 AMD가 중국에 반도체를 수출하는 대가로 중국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납부하기로 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리서치업체 번스타인은 올해 초 수출 통제 조치가 시행되기 전 상황을 기준으로 엔비디아가 올해 중국에 약 150만 개의 H20 칩을 판매해 약 230억 달러(약 32조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YTN 박영진 (yjpa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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