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율 2차 대전 이후 최고...1년 사이 2.3% → 15.2%

미국 관세율 2차 대전 이후 최고...1년 사이 2.3% → 15.2%

2025.08.08. 오전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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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밀어붙인 상호 관세 시행으로 미국의 평균 관세율이 지난해 2.3%에서 올해 15.2%로 치솟아 2차 대전 이후 최고 수준이 됐다고 블룸버그 이코노믹스가 보도했습니다.

블룸버그는 몇 달간의 혼란스러운 위협과 번복 끝에 거의 모든 미국의 교역국에 종전보다 더 높은 관세율이 적용되기 시작했다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미국 대통령이 새로운 무역 경쟁의 시대를 열었다"며 "수십 년에 걸쳐 발전해온 국제 무역 체계를 재편하려는 시도"라고 평가했습니다.

블룸버그는 "앞으로 닥칠 몇 달은 트럼프와 그 반대파 모두의 예언에 대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새 무역 질서가 미국 경제에 지각 변동을 가져올 것이냐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로 무역 적자를 줄이고 해외 기업들이 미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게 만들겠다고 약속했지만, 비판자들은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상품 재고가 동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블룸버그는 두 가지 주장 모두 아직 현실이 되진 않았지만 최근 나온 경제 통계들은 잠재적 난관들이 기다리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짚었습니다.

미국 노동부는 이달 초 7월 고용 지표를 발표하면서 앞서 내놨던 5·6월의 비농업 일자리 증가 폭을 대폭 삭감해 수정했습니다.

5월 일자리 증가 폭은 14만 4천 명에서 만 9천 명으로, 6월은 14만 7천 명에서 만 4천 명으로 정정됐습니다.

상반기 미국의 경제 성장률은 전년 대비 둔화했지만, 실업률은 여전히 낮고 물가도 급등의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기업들이 관세 비용을 자체 흡수한 영향이 크고 결국은 소비자와 기업들이 관세 청구서를 지불하게 될 것이란 경고가 나옵니다.

웬디 커틀러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책 연구소(ASPI) 부회장은 많은 기업이 관세 시행 전 재고를 비축해뒀다며 "더 힘든 시기가 코앞에 닥쳤다는 징후들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무역 대표부(USTR) 부대표를 지낸 커틀러 부회장은 기업들이 낮은 수익을 오랫동안 감내할 수는 없다며 물가 인상이 거의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월가에서는 주식 시장의 조정 국면이 임박했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습니다.

모건 스탠리와 도이체 방크 등 투자 은행들은 최근 일제히 몇 주에서 몇 달 내 기준 지표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가 10∼15% 하락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호주 오클랜드대 니븐 윈체스터 경제학 교수는 보고서에서 이번 상호 관세가 한국의 국내 총생산(GDP)을 0.29% 낮추고, 미국 GDP도 0.36% 떨어뜨릴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지난해 미국 대선의 핵심 화두가 치솟는 물가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었던 것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대한 여론은 점점 싸늘히 식어가는 중입니다.

폭스 뉴스의 최근 여론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반대 여론은 62%, 감세 정책에 대한 반대는 58%로 나타났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미국의 관세 수입은 크게 늘었습니다.

미 재무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미국의 관세 수입은 1,130억 달러(약 15조 6천억 원)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조지타운대 맥도너 경영 대학원의 브래드 젠슨 교수는 관세 수입을 늘리면서 일자리도 동시에 증가시키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젠슨 교수는 "둘 다 진실일 수는 없다"며 국내 생산이 늘면 수출이 줄기 때문에 관세 수입이 사라지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워싱턴의 법률 사무소 시들리 오스틴의 테드 머피 변호사는 "이번 조치는 새로운 무역 질서의 새벽이자 구질서의 종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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