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로 날아가 '광우병 시위' 사진으로 설득

스코틀랜드로 날아가 '광우병 시위' 사진으로 설득

2025.07.31. 오후 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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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관세 협상을 위해 미국에 머물던 우리 협상단은 트럼프 대통령과 상무장관이 스코틀랜드를 방문하자 그곳까지 날아가 협상의 물꼬를 텄습니다.

또, 미리 준비한 과거 '광우병 시위' 사진까지 보여주며, 농축산물 시장 개방은 어렵다는 점을 설득해 이해시켰습니다.

숨 가빴던 협상 막전막후, 김종욱 기자입니다.

[기자]
한-미 협상에 속도가 붙은 건 미-일 협상 타결 후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연락해오면서부터입니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바로 미국으로 가, 러트닉 장관과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를 만납니다.

우리 측은 가로세로 1m 크기 패널까지 준비해, 양국 조선 협력 프로그램, 이른바 '마스가 프로젝트'의 이점을 조목조목 설명합니다.

러트닉 장관은 이를 높이 평가하고, 자신의 사저로 협상단을 초청해 논의를 이어갔습니다.

그런데 돌발 변수가 생깁니다.

러트닉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해 스코틀랜드를 방문하게 된 것.

워싱턴DC에서 기다릴지 고민하던 협상단이 스코틀랜드에서 협상을 이어가자고 제안하자 러트닉 장관은 흔쾌히 시간을 내겠다고 답합니다.

바로 이 스코틀랜드 협상에서 마스가 프로젝트와 액화천연가스 수입 등의 협상 전기가 마련됩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합의에 이르도록 가장 큰 기여를 한 부분이 '마스가 프로젝트'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미국은 도축 당시 30개월령 넘은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우리 협상단은 역시 미리 준비해간, 과거 '광우병 시위' 사진을 보여주고, 농축산물 시장 개방은 매우 민감하다는 점을 설득했습니다.

[구윤철 /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우리 협상단의 끈질긴 설명 결과, 이처럼 우리 농업의 민감성을 이해하고 추가적인 시장 개방은 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하였습니다.]

협상단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 면담에 대비해, 트럼프 말투의 질문·답변으로 역할극 같은 예행연습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제시한 협상 시한 8월 1일을 이틀 앞두고도 합의가 과연 이뤄질지 맘 졸이던 상황.

트럼프 대통령이 SNS에 협상 타결을 알리는 글을 올리고서야 비로소 타결을 실감하며 한숨 돌렸습니다.

백악관에서 40분가량 협상단을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이나 총리가 아니면 직접 협상하지 않는데 한국은 각료급과 협상했다" 며, 그만큼 한국을 존중하고 중요시한다는 방증이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협상단은 전했습니다.

YTN 김종욱입니다.

영상편집 : 한경희
디자인:임샛별

YTN 김종욱 (jw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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