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얼굴' 신부가 살인마로…기부자 '일급살인' 혐의로 체포

'천사의 얼굴' 신부가 살인마로…기부자 '일급살인' 혐의로 체포

2025.07.28. 오전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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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얼굴' 신부가 살인마로…기부자 '일급살인' 혐의로 체포
폴란드 바르샤바의 성당 /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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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에서 현직 사제가 교회에 재산을 기부한 민간인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현지 언론인 PAP통신은 현지시각 26일 폴란드 수사당국이 60살 가톨릭 신부 미로스와프 M을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부는 지난 24일, 자동차 안에서 말다툼을 벌이던 68살 남성을 도끼로 공격한 뒤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는 바르샤바 남쪽 히누프 마을 인근 도로에서 발견됐을 때 살아있었으나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결국 숨졌다.

검찰은 차량 이동 경로 분석 등을 통해 미로스와프 신부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체포했으며, 그는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돔 지방검찰청 대변인은 "피해자 부검 결과 몸의 80%에 화상을 입었고 날이 있는 무거운 물체에 머리를 다쳤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피해자는 교회에 자신의 재산을 기부했던 인물로, 기부의 대가로 주거지를 제공받기로 했으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최근까지 노숙 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일에도 주거 문제를 두고 두 사람 사이에 다툼이 벌어졌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이번 사건의 잔혹성을 감안해 3개월간의 구금영장을 발부받고 미로스와프 신부에게 '특정한 잔혹성을 동반한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폴란드 형법상 잔혹하거나 계획적인 살인은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으며, 이는 미국 형법상 1급 살인에 해당하는 중범죄다.

이번 사건으로 가톨릭 신자가 인구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폴란드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바르샤바 대주교 아드리안 갈바스는 이번 사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교회와 국민에게 사과했고, 가해 신부에 대해서는 교황청에 최고 수위의 징계인 파면을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YTN digital 류청희 (chee090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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