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엡스타인 사건 담당 연방검사 면직...전 FBI 국장 딸

트럼프, 엡스타인 사건 담당 연방검사 면직...전 FBI 국장 딸

2025.07.17. 오후 4:09.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미성년자 성 착취 혐의로 구속됐다가 옥중에서 숨진 제프리 엡스타인(2019년 사망) 사건을 담당했던 모린 코미 검사가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현지시간 16일 면직됐습니다.

그는 엡스타인 사건 담당 검사였을 뿐만 아니라 제임스 코미 전(前)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딸이기도 해, 갑작스러운 면직 조치의 배경에 관심이 쏠립니다.

AP통신은 뉴욕 남부 연방지검 소속인 코미 검사가 면직됐다는 사실을 취재원 3명이 확인해줬다고 밝혔습니다.

면직 이유나 경위는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코미 검사 본인과 법무부, 뉴욕남부 연방지검, 백악관 등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AP통신은 취재원 3명 중 중 1명이 법무부가 코미 검사에게 면직을 통보하면서 구체적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신문의 취재원 6명 중 2명의 말을 빌어 면직 통보서에 '헌법 제2조'가 인용돼 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헌법 제2조에는 공무원 인사권을 포함한 대통령의 행정권 통할 권한이 포괄적으로 열거돼 있습니다.

코미 검사는 뉴욕남부연방지검에 오래 근무한 베테랑 검사입니다.

그가 담당했던 사건 중에는 엡스타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종결된 성 착취 의혹 사건과, 핵심 혐의들에 대해 이달 초 무죄 평결이 난 힙합계의 거물 션 디디 콤스 성매매 의혹 사건이 있습니다.

코미 검사가 기소와 공소 유지에 참여한 피고인 중에는 1980년 말부터 1990년대까지 엡스타인과 가까이 지내면서 미성년자 성 착취에 가담한 여성 길레인 맥스웰도 있습니다.

맥스웰에 대해서는 2021년 배심원단이 유죄평결을 내렸습니다.

AP통신은 최근 법무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린 사건들을 담당했던 검사 여러 명을 면직했으며, 아울러 신분이 보장된 법무부 소속 법조인들에 대해 별다른 이유를 제시하지 않고 면직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에 법무부가 내린 코미 검사 면직 조치가 엡스타인이나 맥스웰 사건과 연관이 있다는 근거는 아직 전혀 드러난 바가 없습니다.

다만 이 사건들에서 코미 검사의 역할은 최근 '엡스타인 파일' 논란을 계기로 상당히 주목을 받아왔습니다.

법무부는 엡스타인 파일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이달 초 발표했습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 미성년자 성 착취에 연루된 유력 인사들의 명단인 이른바 '엡스타인 파일'이 민주당 소속 전임 대통령들인 버락 오바마와 조 바이든, 그리고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이 꾸며낸 것이라는 주장을 펴 왔습니다.

그러나 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코미 검사는 성범죄 피해자들이 괴롭힘을 당할 우려와 앞으로의 재판 진행 등을 감안해 수사 관련 자료 공개에 반대하는 입장을 지난해 1월 법원 제출 서류에서 밝혔습니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가 엡스타인 파일 관련 논란에서 코미 검사를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 것일 수 있다는 관측이 이번 면직을 계기로 제기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모린 코미 검사의 아버지인 제임스 코미 전 국장은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인 2013년 9월 취임한 후부터 트럼프 집권 1기 초기에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다가 2017년 5월에 면직될 때까지 제7대 FBI 국장을 지냈습니다.

그는 올해 5월 인스타그램에 조개껍데기들이 '86 47'이라는 모양으로 놓인 사진을 올렸다가 이 사진이 '트럼프 대통령을 암살하라'는 선동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논란이 되자 해당 사진을 삭제하기도 했습니다.



YTN 권영희 (kwonyh@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