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미국 주도 배급소에서 식량 얻다 가자 주민 613명 숨져"

최근 한 달간 미국과 이스라엘이 주도하는 구호 단체인 가자 인도주의 재단, GHF 배급소에서 구호 식량·물품을 받다가 팔레스타인 주민 613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라비나 샴다사니 유엔 인권 최고 대표 사무소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며, 전체 사망자의 대부분인 509명이 GHF의 배급소 내부나 인근에서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GHF가 활동을 시작한 5월 27일부터 한 달간 통계라며 이후에도 유사한 사망 사건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 같은 사망이 누구에 의한 것인지 단정 지을 수는 없다"면서도 "이스라엘군이 배급소를 향해 달려가는 팔레스타인인들을 향해 포격과 총격을 가한 것은 확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구호품 탈취 우려를 이유로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 구호 기구를 배제하고 미국이 주도해 설립한 GHF를 구호품 지원 창구로 일원화했습니다.

그러나 GHF가 가자 지구 구호 활동을 시작한 5월 말부터 거의 매일 배급소 인근에서 총격과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169개 국제 구호 단체는 지난달 30일 공동 성명을 내고 "GHF의 활동 탓에 오히려 민간인이 희생되고 있다"며 '죽음을 부르는 배급'에서 손을 뗄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국방부 산하 팔레스타인 업무 조직 민간 협조관은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30일 GHF의 배급소에서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이 피해를 본 사실을 인정한 뒤 "사건을 교훈 삼아 새로운 지침이 하달됐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지금까지도 하마스로 구호품이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배급소 주변에서 작전을 벌인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