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히로시마 원폭 발언 논란...일본 정부는 '모르쇠'

트럼프 히로시마 원폭 발언 논란...일본 정부는 '모르쇠'

2025.06.26. 오후 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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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핵시설 폭격 성과를 자랑하면서, 일본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이 전쟁을 끝낸 것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시민들은 불쾌감을 나타냈지만, 일본 정부는 관련 입장이나 논평을 피하며 저자세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김세호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 시설이 완전히 파괴됐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2차 세계대전 때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한 원폭을 거론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예를 들고 싶진 않습니다만, 본질에서는 같습니다. 그렇게 해서 전쟁을 끝냈습니다.]

일본에 원폭을 투하해 2차 세계대전을 끝냈듯이 이란·이스라엘 간 전쟁도 미국의 이란 폭격 덕분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겁니다.

일본 시민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히로시마 시민 :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를 가볍게 여기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믿을 수가 없네요.]

일본 내 피폭 단체들도 비판에 나섰습니다.

[사쿠마 쿠니히로 / 히로시마현 원폭피해자단체협의회 : 힘으로, 무력을 가지고 해결하려고 한다면,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할 것입니다.]

정부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국에 직접 항의할 것인지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지만,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원폭 관련 발언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나 논평을 최대한 피했습니다.

[하야시 요시마사 / 일본 관방장관 : 원폭 투하와 관련한 일본의 생각을 미 정부에 전달해 왔고, 계속해서 긴밀히 의사소통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미일 관세 협상 등 여러 민감한 국면에서 자칫 갈등으로 번지는 것을 최대한 경계하는 모습입니다.

일본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미군의 원폭으로 인한 피해를 강조해왔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 대한 원폭을 오히려 종전의 성과하고 강조하면서, 패전 80주년을 맞이하는 일본 정부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도쿄에서 YTN 김세호입니다.



YTN 김세호 (se-3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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