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보수장, 이란 핵개발 정보 "틀렸다" 트럼프 비판에 궁지

미 정보수장, 이란 핵개발 정보 "틀렸다" 트럼프 비판에 궁지

2025.06.22. 오전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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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이스라엘-이란 무력 충돌 사태 국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두 차례 공개 비판을 받으며 궁지에 몰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 시간 20일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개버드가 수집하고 분석한 이란 핵무기 개발 관련 정보에 대한 질문을 받고 "개버드가 틀렸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지난 17일에도 개버드의 지난 3월 의회 증언과 관련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이 얼마나 가까이 왔다고 평가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도 "개버드가 말한 것은 상관없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개버드가 3월 25일 연방 상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정보당국은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한다"고 증언한 것이 자신의 정보 평가와 상반된다고 일축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2003년 중단시킨 핵무기 프로그램을 승인하지 않았다"고 발언하기도 했던 개버드는 트럼프로부터 사흘 동안 두 차례나 공개 비판을 받았습니다.

개버드는 트럼프의 발언이 전해지자마자 소셜 미디어에 "부정직한 언론이 분열을 조장하려 의도적으로 내 증언을 왜곡하고 가짜 뉴스를 퍼트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미국은 이란이 조립을 완료하면 몇 주에서 몇 달 안에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정보를 갖고 있다"고 항변했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런 상황을 두고 미국 당국자들이 개버드의 지위가 약화했고, 곤경에 처했다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NYT는 트럼프가 이미 개버드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었고, 특히 10일 개버드가 핵폭탄 투하 80주년을 맞아 일본 히로시마에 출장을 다녀온 뒤 유튜브에 올린 영상을 보고 분노했다고 전했습니다.

당시 개버드는 영상에서 핵전쟁으로 인한 전멸 위기가 가깝다며 "정치 엘리트들과 전쟁광들이 아랑곳하지 않고 핵 강대국 간의 공포와 긴장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핵 전멸' 언급이 사람들을 두려움에 빠뜨릴 것이며, 관료들은 그런 얘기를 하면 안 된다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는 또 개버드의 일본 출장이 정치적 경력을 스스로 홍보하는 것으로 인식했습니다.

특히 트럼프는 개버드가 직위를 활용해 더 높은 자리를 노리고 있으며, 대통령 출마를 원한다면 트럼프 행정부에 남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NYT는 익명의 당국자들은 인용해 전했습니다.

지난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했지만, 지난해 대선에서는 트럼프 지지를 선언하며 미 정보 커뮤니티 수장 자리에 오른 개버드가 가장 큰 정치적 위기에 놓인 셈입니다.

백악관은 그러나 개버드 국장이 밀려났다는 일각의 주장을 부인했습니다.

스티븐 청 백악관 공보실장은 "트럼프는 국가 안보팀을 완전히 신뢰하고 있다"며 "개버드는 중요한 구성원이며, 대통령과 국가를 위해 업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NYT는 전했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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