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일본 군비 확충은 중국 견제·트럼프에 구애 포석"

일본의 대대적인 군비 확충은 중국 견제 목적 외에도 미국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일본이 미국에 필수적인 동맹'이라는 점을 각인하려는 의도가 짙게 깔렸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일본이 중국, 트럼프를 향해 군사력을 과시한다"는 기사에서 최근의 일본 방위력 증강은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특히 지난해 3월 오키나와에 창설된 '7 지대함 미사일 연대'가 오키나와 언덕에서 최신 지대함 미사일을 공개한 것에 주목했습니다.

이 부대는 일차적으로 주변 해역에 출몰하는 중국 해군에 대한 대응을 임무로 하지만, "일본이 안보를 미군에 지나치게 의존한다"고 비판하는 트럼프 대통령도 겨냥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걸고 아시아 주둔 미군 철수를 언급하는 미국의 고립주의자들로 인해 일본이 느끼는 안보 위기감은 종전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트럼프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담판을 벌여 일본과 주변국을 중국의 영향권에 편입시킬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일본 내에서는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이에 일본은 F-35B 스텔스 전투기와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등 고가의 무기들을 미국에서 사들이는 한편 신형 무기 개발에 나서면서 국방력 증강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에 '일본이 없어서는 안 될 파트너'라는 인식을 심으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NYT는 분석했습니다.

NYT는 미 해병대가 160km 이상 떨어진 함선을 타격할 수 있는 지대함 미사일 개량형을 배치한 자위대 7 지대함 미사일 연대를 참관하는 등 이런 노력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 부대를 이끄는 이토 요헤이 대령은 NYT에 "일본은 미군이 이전에 갖지 못했던 역량을 갖추고 있어 우리가 미군에게 가르칠 수 있는 것들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베 신조 전 총리 시절 국가안전정책국 차장을 지낸 가네하라 노부카츠는 일본의 군비확충에 대해 "트럼프에게 우리가 가치 있고 필수적인 동맹국임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모리 사토루 게이오대 정치학과 교수도 "트럼프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 일본은 포기하기엔 너무 좋은 나라라는 것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일본이 중국의 영역에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미국의 이익"이라고 강조했습니다.

NYT는 일본이 중국과 북한의 군사력 강화에 발맞춰 2차 세계대전 이후 채택된 평화 헌법에서 탈피해 미국의 본격적인 군사 파트너가 되려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일본은 미국이 기대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대안을 꺼내 들 수도 있다며 일각에선 원자력 산업이 비축한 플루토늄으로 핵무기를 확보하는 '플랜 B'를 거론하기도 한다고 전했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