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베트남에 '중국 경제 의존 축소' 압박...베트남 '고심'

미국, 베트남에 '중국 경제 의존 축소' 압박...베트남 '고심'

2025.06.05. 오후 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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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무역 협상을 진행 중인 베트남에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줄이라고 강하게 압박하면서 베트남의 대응이 주목됩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베트남이 미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와 무역 장벽을 철폐하면 미국도 같은 조치를 취할 것이냐는 공화당 존 케네디(루이지애나) 상원의원의 질문에 "절대 안 된다. 절대 안 된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그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어리석은 짓"이라면서 그런 합의는 "끔찍한 합의"라고 말했습니다.

러트닉 장관은 "베트남은 중국에서 9백억 달러(약 122조 원)어치를 사들인 뒤 가격을 올려 우리에게 보낸다"면서 "따라서 이는 중국이 우리에게 도달하는 통로일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베트남이 중국산 상품을 미국으로 우회 수출하는 걸 중단하기로 결정하면 협상의 여지가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말 미국은 베트남과 2차 무역 협상을 마친 뒤 베트남 내 기업의 중국산 자재와 부품 사용을 줄이고 공급망 관리를 강화하라는 등의 '방대하고 강력하며 까다로운' 요구 사항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이런 요구가 수용되면 베트남 경제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베트남 제조업이 인접한 중국의 거대 공급망과 긴밀하게 통합돼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베트남 제조업을 주도하는 애플, 나이키 같은 세계적 브랜드들은 중국에서 자재와 부품을 수입해 베트남에서 최종 조립하는 경우가 많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4월 초 46%의 상호관세 부과를 예고한 이후 베트남 정부는 중국산을 베트남산으로 둔갑시키는 불법 환적 등을 단속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지식재산(IP) 보호를 강화하라는 미국의 요구에 응해 중국 등지에서 수입되는 위조품 판매와 불법 복제 소프트웨어 단속에도 나섰습니다.

하지만 자국 기업이 아닌 베트남 내 외국 기업들이 공급망을 중국에 의존하는 것까지 베트남 정부가 관여하기는 쉽지 않아 뚜렷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양국 협상 대표인 응우옌 홍 지엔 베트남 산업무역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현지 시각 4일 프랑스 파리에서 회담을 개최해 협상 속도를 높이고 3차 협상에서 최상의 결과를 끌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양국은 다음 주말 이전에 3차 협상을 열기로 했지만, 개최 일자와 장소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한편 미국을 방문 중인 베트남 농업환경부 대표단은 오하이오주에서 6억 달러(약 8천160억 원) 규모의 동물 사료 원료를 구매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대표단은 앞서 아이오와주에서 약 8억 달러(약 1조9백억 원) 규모의 옥수수와 밀, 대두박(대두에서 기름을 짜고 남은 부산물) 등 구매 MOU 5건을 맺었습니다.

이들은 이번 방미 기간 총 20억 달러(약 2조7천억 원) 이상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 협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YTN 유투권 (r2k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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