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해서 휴가 좀"...줄줄이 병가 내는 독일 직장인

"우울해서 휴가 좀"...줄줄이 병가 내는 독일 직장인

2025.06.01. 오전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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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독일에서는 우울증과 불안 등 정신 건강 문제로 회사에 병가를 신청하는 직장인이 크게 늘었습니다.

정신 건강에 대한 인식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일상적인 스트레스까지도 쉽게 질병으로 규정하는 분위기에 대한 우려도 나옵니다.

자세한 소식, 김겨울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독일에서 '정신 건강' 문제로 병가를 쓰는 직장인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한 조사 결과, 지난해 독일 직장인 100명당 병가 일수는 183일로 약 5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고령 직원뿐 아니라 젊은 층까지 정신 건강 문제로 병가를 쓰는 비율이 높아졌습니다.

[글렌 베히 / 독일 시민 : 팀에 방해가 되거나 성과를 낼 수 없다고 생각되면 하루 쉬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스스로를 돌보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카린 바이다우어 / 독일 시민 : 독일에서는 의료 재활을 신청할 수 있는데, 그걸 신청하고 나서 번 아웃 진단을 받았고, 일을 쉬기로 했습니다.]

이처럼 정신 건강으로 인한 병가가 늘어난 건, 정신 질환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전보다 높아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우울증과 불안 등을 경험한 직장인이 이런 문제를 스스로 병으로 인식하고 휴가를 쓰는 사례가 많아진 겁니다.

과거에 비해 정신 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줄어든 것도 원인으로 꼽힙니다.

[세브켓 메딕 / 정신과 의사 : 정신 건강 진단에 대한 사회적 민감도가 증가했습니다. // 예전에는 무기력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을 단순히 '의욕이 없는 사람'으로 보았지만, 이제는 '우울증일 가능성이 있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생긴 겁니다.]

정신 건강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면서 진단과 치료 접근성이 높아진 점은 긍정적이지만,

스트레스나 슬픔 같은 일상적인 감정을 질병화하는 경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세브켓 메딕 / 정신과 의사 : 전에는 슬픈 기분이 든다는 사람에게 바로 우울증 진단을 내리지 않았으나, 이제는 그런 제한이 사라졌기 때문에 진단 건수가 증가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독일 정부는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한 대응 체계 마련을 꾸준히 강조하면서, 정신 건강 문제를 숨기는 것이 아니라 인식 개선을 통해 예방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독일 함부르크에서 YTN 월드 김겨울입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YTN 김겨울 (weeping0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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