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가자 배급 혼란에 우려..."침몰하는 배에 구명 보트가 하나인 상황"

유엔, 가자 배급 혼란에 우려..."침몰하는 배에 구명 보트가 하나인 상황"

2025.05.29. 오전 07:17.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이스라엘과 미국이 주도하는 가자 인도주의 재단(GHF)의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내 구호물자 배급이 혼란 속에 이뤄진 가운데 유엔에서는 가자 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지그리드 카그 유엔 중동평화프로세스 특별 조정관 권한 대행은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가자 지구 현황은 "배가 침몰했는데 구명보트 하나만 전달된 상황에 비유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가자 지구에서 적대 행위가 재개된 이후 이미 끔찍했던 민간인들의 삶이 더욱 깊은 나락으로 떨어졌다"며 "이는 인위적인 재앙이고, 죽음이 이들의 동반자가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의 휴전 1단계가 끝나자 공격을 재개한 3월 초부터 2개월이 넘도록 하마스의 구호물품 탈취를 이유로 가자 지구 내 구호물자 반입을 봉쇄해왔습니다.

가자 지구 내 식량 부족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국제사회의 압박이 거세지자 이스라엘은 미국과 함께 유엔의 구호품 배분 체제를 대체할 GHF를 설립하고 첫 구호품 배급을 개시했습니다.

GHF 배급소가 처음 문을 열었을 때 주민이 몰리며 철조망을 무너뜨리고 구호품을 약탈하는 등 혼란이 빚어지자 당시 이스라엘군이 상황 통제를 위해 경고 사격을 한 것을 두고는 논란이 이어졌습니다.

유엔 인권 사무소는 "27일 사격으로 47명이 다쳤고, 부상자 대부분은 총격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지만, GHF는 배급소에서 발생한 부상자는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 속에 배급 현장에서 총격 등 극심한 혼란이 이어지자 안보리 내에서도 행동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사무엘 주보가르 주유엔 슬로베니아 대사는 일부 이사국들이 가자 지구에 방해받지 않는 구호 물품 접근을 요구하는 결의안 초안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유엔은 GHF의 구호품 배분 계획이 물류 측면에서 실현 가능하지 않은 데다 공정성, 중립성 원칙에도 위배해 이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왔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23일 "국제법과 인도주의, 공정성, 독립성, 중립성이란 인도주의 원칙을 존중하지 않는 어떤 계획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대니 다논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유엔 본부에서 약식 회견을 열고 "유엔은 자존심을 내려놓고 새로운 GHF 체계와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