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미중 관세 휴전 이후 물동량 반등...지속성은 의문"

미국과 중국이 90일간의 관세 전쟁 휴전에 합의한 이후 중국산 제품을 미국으로 실어올 컨테이너를 찾기 위해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했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중이 관세 인하에 합의한 지난 12일 이후 첫 주간 중국발 미주 노선 예약은 20피트 길이의 표준 컨테이너 229만 개 물량으로 직전 주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무역 정책과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관세 유예 기간 업체들이 중국산 제품 주문량을 다시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해운사들이 미중 관세 전쟁 격화 이후 중국발 미주 노선 운항을 감축하면서 컨테이너선 적재 공간이 부족한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이 중국산에 145%의 관세를 부과하고 미중 관세 협상이 단시일에 타결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해운사들이 중국발 미주 노선의 선박을 다른 노선으로 전환한 탓입니다.

일부 해운사는 중국발 미주 노선에 투입했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작은 선박으로 교체하거나 아예 노선 운항을 취소하기도 했다고 WSJ은 해운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습니다.

선복량이 부족해지다 보니 컨테이너 운임은 빠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상하이 해운 거래소(SSE) 자료에는 중국에서 미국 서부로 가는 40피트 컨테이너 운임은 5월 12일 관세 합의 발표 이후 한 주 만에 직전 주 대비 10% 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시아 지역 물류 업계 임원은 다른 노선에 투입했던 선박을 복귀시키는 데 몇 주일이 걸릴 수 있다면서 "향후 90일은 상당히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다만, 선복량 부족 문제가 해결된다고 하더라도 중국산 제품 주문량의 '깜짝 반등'이 계속 이어지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데다 미국의 소비 심리가 급속히 악화한 상황에서 신규 주문을 크게 늘리는 데 업체들이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탓입니다.

많은 업종의 경우 신규 주문 이후 제품을 인도받기까지에는 90일간의 유예 기간이 너무 짧기 때문에 주문 확대로 이어지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수입품 관세율을 145%에서 30%로 잠정적으로 낮추긴 했지만, 이 역시 매우 높은 수준이라는 점도 전문가들이 물동량 회복을 낙관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중국에 제조 공장을 둔 프랭클린 WH 에너지 스토리지는 제조와 배송에 통상 12주가 걸린다며 "많은 제품을 급히 들여올 기회는 사실상 없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세계 최대의 해운 선주 단체인 빔코(BIMCO)는 "관세 유예가 있다고 갑자기 물동량 급증으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