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에 '원스톱 쇼핑' 원해"...동맹약화 가능성

"트럼프, 한국에 '원스톱 쇼핑' 원해"...동맹약화 가능성

2025.05.20. 오전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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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무역과 관세, 방위비 문제 등을 모두 아우른 합의를 원하고 있지만 이러한 '원스톱 쇼핑' 방식에는 대가가 따를 수 있다는 미국 언론의 진단이 나왔습니다.

미국 CNBC 방송은 현지시간 19일 분석 기사에서 "여러 국가가 트럼프 2기의 '관세 악몽'을 피하려고 협상을 시도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관세·방위비 분담을 하나의 종합적인 거래로 묶는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그의 시야에 있는 국가 중 한 곳이 한국"이라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8일 한덕수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통화한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한국에 우리가 제공하는 큰 군사적 보호에 대한 대가" 등에 대해 논의했다며 "원스톱 쇼핑은 아름답고 효율적인 과정"이라고 밝힌 점을 되짚었습니다.

이어 이러한 방식이 미국에 대한 동맹국의 신뢰를 약화할 수 있다는 전문가 견해를 소개했습니다.

남호식 미국 잭슨빌주립대 교수는 미군의 주둔을 무역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는 거래 중심의 접근법은 미국의 안보 약속에 대한 가까운 동맹국들의 신뢰를 약화한다며 장기적으로는 "미국을 고립된 초강대국으로 재인식하도록 만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응엥헨 싱가포르 국방장관도 지난 2월 뮌헨안보회의에서 아시아에서 미국의 이미지가 "해방자에서 큰 혼란을 일으키는 자로, 이제는 '세를 받는 집주인'같이 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CNBC는 한국이 국방지출 확대를 대미 협상카드로 제시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의견도 소개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바라는 건 동맹국들이 책임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이라며 한 가지 방법은 한국이 자국군에 투자하고 더 많은 미국산 군사 장비를 구매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한국 정부가 자발적으로 '국방 예산을 30~40억 달러(약 4조2천억~5조6천억 원) 늘리겠다. 이 예산으로 장비를 구매해 미국이 초점을 전환할 수 있도록 돕겠다'라고 말한다면 그건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충족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미는 지난달 24일 고위급 협의를 통해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조치가 종료되는 7월 8일까지 '패키지 합의'를 추진하기로 하고, 관련 협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1일 미국에서 열린 기술협의와 지난 16일 제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를 계기로 열린 장관급 협의에 이어 20일 미국에서 한미 국장급 당국자들이 실무 협의를 진행합니다.

현재까지 한미 협상에서 방위비 등 국방 관련 사안은 아직 '잠재적인 의제'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군(軍)이 합의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방위비와 관세 문제를 별도로 논의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하지만 대선 후보 시절부터 한국을 '머니 머신'(Money Machine)이라고 부르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를 언제든 재론할 가능성도 있어 한국 정부로선 이에 대한 대응책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YTN 권영희 (kwony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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