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서 납북된 부친 사진 꺼내든 딸..."진행 중인 범죄"

유엔 안보리서 납북된 부친 사진 꺼내든 딸..."진행 중인 범죄"

2025.05.16. 오전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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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전쟁 또는 무력분쟁 과정에서 발생한 실종자 문제를 다루면서 한국전쟁 당시 북한에 끌려간 납북자 문제를 조명했습니다.

이성의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사장은 현지 시간 15일 납북자 문제와 관련해 안보리 이사국들을 향해 북한에 책임을 묻는 실질적인 조치를 적극적으로 모색해 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이 이사장은 "우리와 같은 생존 증인들을 포함한 모든 명백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자신들의 납치 범죄를 인정한 적이 없다"며 "이것은 진행 중인 범죄이며, 강제실종의 첫 번째이자 가장 규모가 큰 사례"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만약 이 사건이 발생 당시에 제대로 해결됐다면 일본, 태국, 루마니아와 같은 다른 많은 국가에서 발생한 후속 납치 범죄들은 방지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것이 한국전쟁 납북자 문제가 먼저 해결되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하면서 1940년대 검사로 재직했던 부친의 사진을 꺼내들기도 했습니다.

또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당시 실종됐다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이스라엘군(IDF) 소속 군인 이타이 첸의 부친 역시 뒤이은 발언에서 "저는 예전에 한국에서 일했고, 이 이사장과 얘기와 같은 많은 비극적인 얘기를 들었다"며 "이는 보편적인 문제이며 우리가 모두 같은 상황에 처해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말했습니다.

루비 첸은 지난해 3월 이스라엘군으로부터 아들이 2023년 10월 7일 공격에서 아마도 생존하지 못했을 것이란 통보를 받았다며 "하마스는 19개월 이상 아들이 그들의 수중에 있는지와 아들의 상태에 관해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유엔본부에 따르면 안보리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무력분쟁 시 민간인 보호'를 의제로 브리핑 공식회의를 열었습니다.

이번 회의는 무력분쟁 도중 실종된 이들 문제를 다루는 안보리의 2019년 결의(제2474호)의 이행을 점검하기 위해 미국, 영국, 프랑스의 소집 요청으로 열렸습니다.

2019년 6월 만장일치로 채택된 2474호 결의는 무력충돌 당사자들이 실종된 것으로 보고된 이들을 적극적으로 수색하고, 유해 반환을 가능하게 하도록 촉구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습니다.

채택 당시 안보리 의장국이던 쿠웨이트는 과거 이라크의 침공으로 실종자가 대거 발생한 경험에 기반해 이 같은 결의를 주도했습니다.

2474호 채택 후 해당 결의의 이행을 점검하기 위해 안보리 공식회의가 개최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황준국 주유엔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두 실종자 가족 증언을 언급하면서 "하나는 유엔 설립 직후 발생한 가장 오래된 전쟁이고, 다른 하나는 오늘날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심각한 분쟁"이라며 "그러나 이 75년이 넘는 기간 사랑하는 이들의 운명과 소재를 알지 못하는 가족들의 고통과 사회심리적 영향은 여전히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황 대사는 "이러한 중대한 시점에서 행동하지 않는 것은 암묵적인 묵인과 다름없다"며 "안보리는 계속해서 한목소리로 말하고, 무력 분쟁의 당사자들에게 그들의 법적 의무를 완전히 준수할 것을 촉구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북한은 납치 사실 자체를 부인할 뿐만 아니라 최근까지도 상당수의 한국민뿐만 아니라 일본을 포함한 다른 국가의 시민들을 납치하고 구금해왔다"며 "납북자와 그 가족들의 고령을 고려할 때, 이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긴급한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도로시 셰이 주유엔 미국대사 대행도 이 회의에서 "하마스는 남아 있는 58명의 인질을 돌려보내야 한다"며 "여기에는 포로 상태에서 잔인하게 살해된 이들도 포함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국은 납북자, 억류자, 미송환 국군포로 문제의 즉각적인 해결에 전념하고 있다"며 "책임 있는 안보리 이사국들은 그들의 영향력을 사용해 납북자나 그들의 유해를 가족들에게 돌려보내야 한다"라고 촉구했습니다.



YTN 김잔디 (jand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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