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압박에 독일 IT 업체 SAP, 여성 할당제 폐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 미국에서 사업하는 독일 기업들이 잇따라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을 폐기하고 있습니다.

독일 경제지 한델스 블라트는 독일 업무용 소프트웨어 업체 SAP가 전체 직원의 40％를 여성으로 고용하는 할당제를 더 이상 시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SAP는 또 고위 간부의 상여금을 산정하는 기준으로 기존 '여성 관리직 비율' 대신 '비즈니스 건강 문화 지표'를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이어 직원들에게 "미국에서 입지를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서 외부의 변화, 예를 들면 현재의 법률적 동향에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독일 발도르프에 본사를 둔 SAP는 전사적 자원관리(ERP) 시스템 등 비즈니스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로 현재 유럽 상장사 가운데 시가총액 1위이며 전체 매출의 1/3을 미국에서 올리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지난 1월 취임과 함께 조 바이든 정부의 DEI 정책을 종료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미국 정부와 거래하는 외국 업체에도 이 행정명령이 적용된다며 DEI 폐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압박에 굴복한 독일 기업이 SAP이 처음은 아닙니다.

앞서 독일 통신 업체인 도이체 텔레콤의 해외 사업 자회사 T-모바일은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서한을 보내 DEI 정책을 포기하고 관련 자문위원회를 해산했다고 밝혔습니다.

T-모바일은 미국 3대 통신업체로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와 휴대전화 통신 서비스 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FCC는 T-모바일로부터 DEI 폐기를 약속받은 뒤 미국 통신 업체인 루모스 인수를 승인했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