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km 날아갔다"...개기일식 벌어진 그 순간, 미국에선 무슨 일이?

"6천km 날아갔다"...개기일식 벌어진 그 순간, 미국에선 무슨 일이?

2024.04.12. 오후 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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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천km 날아갔다"...개기일식 벌어진 그 순간, 미국에선 무슨 일이?
ⓒ한국천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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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그림자가 해를 완전히 가리는 개기일식이 북미 대륙에서 7년 만에 관측된 가운데, 이를 둘러싼 다양한 이슈가 전해지면서 개기일식의 잔열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일(현지 시간) 관측된 개기일식은 멕시코 일부 주에서 관측되기 시작해 동북부 쪽 대각선 방향으로 미국 텍사스, 오클라호마, 아칸소, 미주리, 일리노이, 켄터키, 인디애나,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뉴욕, 버몬트, 뉴햄프셔, 메인주를 통과했다. 테네시와 미시간주 일부 지역에서도 관측돼 미국의 총 15개 주가 관측 범위에 들었다.

개기일식이 텍사스를 지나가던 그 순간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아기가 있다. 미 방송사 ABC의 간판 프로그램 '굿모닝 아메리카'는 이 뜻깊은 순간에 태어난 여아의 이름이 태양을 뜻하는 스페인어 '솔(Sol)'이라고 지어졌다고 전했다.

솔의 엄마인 알리샤 알바레즈는 "분만을 할 때 주치의가 개기일식 와중에 아기가 태어날 것 같다면서 '오늘 당신은 태양과 달을 동시에 얻게 되는 것'이라고 말해줬다"며 "그렇게 아이의 이름을 '솔'이라고 지었다. 정말 완벽한 이름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개기일식을 그 누구보다도 특별하게 맞이한 이들의 사연이 차례대로 전해졌다. 영국 BBC는 자신과 이름이 같은 마을에서 개기일식을 감상하기위해 무려 6,384km를 날아간 10대 소년의 이야기를 공개했다.

영국 웨일스의 소도시 카마덴셔에 거주하는 17세 소년 에반 존 그리피스는 자신과 이름이 같은 미국 인디애나주 에반스빌에서 개기일식을 관측할 수 있다는 기사를 우연히 접하고, 강한 운명의 이끌림을 느꼈다고 전했다. 에반스는 해당 마을에서 개기일식을 보기로 결심하고 부모님, 남동생과 함께 에반스빌로 떠나 그 결심을 실천했다.

이러한 사연으로 미 언론 여러 곳과 인터뷰해 유명 인사가 됐다며 부푼 마음을 전한 에반은 "정말 비범한 경험이었고, 우리가 그곳에 가서 실제로 본 것들에 굉장히 놀랐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번 개기일식을 계기로 모험에 나선 건 에반뿐만이 아니다. BBC는 텍사스의 한 부녀가 공중에서 개기일식을 보기 위해 스카이다이빙을 한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이 부녀는 상공 4,267m 지점까지 올라 달그림자가 해를 가리면서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할 때 낙하했고, 이 모습을 담은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공개돼 화제가 됐다.

수많은 커플들은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순간을 개기일식과 함께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아칸소주 러셀빌, 오하이오주 티핀 등 미국 곳곳에서 약 500여 쌍의 커플들이 개기일식으로 하늘이 완전히 깜깜해지기 직전에 합동결혼식을 올렸다고 전했다. 이날 결혼식 서비스 웹사이트 '더 나트'(The Knot)에서도 약 750건의 결혼식이 등록됐으며, 이는 전년도의 2배를 넘어선 수치라고 NYT는 전했다.

개기일식을 맞아 40여 년 전에 발매된 노래가 음악차트에서 깜짝 역주행을 하기도 했다. BBC는 지난 8일 가수 보니 타일러의 노래 '토탈 이클립스 오브 더 하트(Total Eclipse of the Heart, 1983)'의 온라인 검색량과 다운로드 수가 급증했다고 전했다. 뱀파이어의 러브스토리를 다룬 이 노래는 개기일식이 일어난 당일 애플뮤직 실시간 차트에서 2위를 차지했다. 미국의 유명 방송인 지미 팰런도 이날 자신이 진행하는 NBC '더 투나잇 쇼'에서 이 노래로 직접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디지털뉴스팀 이유나 기자

YTN 이유나 (ly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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