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둔 왕족인가 사기꾼인가…홍콩 '두바이 왕자' 미스터리

숨겨둔 왕족인가 사기꾼인가…홍콩 '두바이 왕자' 미스터리

2024.04.04. 오전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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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둔 왕족인가 사기꾼인가…홍콩 '두바이 왕자' 미스터리
좌: 알막툼 왕자 공식 홈페이지 /우: 알리라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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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 5억 달러(약 6,500억 원) 투자를 약속한 의문의 두바이 왕자가 최근까지 필리핀에서 가수로 활동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지난 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홍콩에 패밀리오피스(개인 자산운용사)를 세우고 투자를 선언한 셰이크 알리 라시드 사에드 알막툼(28) 두바이 왕자가 지난해 상반기까지 필리핀에서 '알리라'라는 예명으로 가수로 활동했다"고 보도했다.

가수 '알리라'의 영상은 지금도 온라인상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알막툼 왕자와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닮은 모습이다. 미국 안면 인식 사이트 페이스셰이프가 두 사람의 얼굴을 비교한 결과 유사성 100%로 나왔다. 2021년 개설된 알리라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그가 아랍에미레이트(UAE) 출신의 가수 겸 작곡가이자 글로벌 아티스트라고 소개돼 있다.

알막툼 왕자는 자신을 UAE 총리이자 두바이 통치자인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의 조카라고 소개하며 홍콩에서 해외 자본이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역발상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홍콩 수반인 존 리 행정장관이 알막툼 왕자를 직접 맞이하며 환대했지만, 알막툼은 패밀리오피스 개소식 전날 '개인적 문제가 생겼다'며 계획을 전면 유보하고 귀국했다. 이런 상황에서 가수로 활동했던 과거가 발굴되자 "왕자가 사기꾼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왕자의 정체를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이어지자 UAE 총영사관은 SCMP에 "알막툼 왕자는 두바이 '지배 가문' 출신"이라면서 "UAE 왕족이 패밀리오피스를 운영하는 사례는 흔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동 왕실에 정통한 전문가들은 매체에 "알막툼 왕자는 지배 가문에서 (촌수가) 먼 분파"라며 거액을 투자할 정도의 권력은 없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디지털뉴스팀 정윤주 기자

YTN 정윤주 (younju@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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