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공항 노숙인 급증에 퇴거...동포들도 대책 고심

아르헨티나 공항 노숙인 급증에 퇴거...동포들도 대책 고심

2023.07.30. 오전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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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르헨티나는 심각한 경제난에 빈곤층이 늘면서, 방치된 노숙인의 거처가 사회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노숙인들이 시설이 깨끗하고 안전한 공항에 주로 몰리자, 당국이 강제 퇴거 후 보호 시설로 유도하고는 있지만 여의치 않아, 한인 사회도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덕주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공항 곳곳, 승객과 승무원이 지나가는 길목마다 노숙인들이 잠들어 있습니다.

가족 단위로 머물거나 반려동물을 데려와 함께 지내는 등 모습도 다양합니다.

겨울을 맞이한 남반구 아르헨티나에선 기온이 떨어질수록 따듯하고 쾌적한 공항에 노숙인이 몰리고 있습니다.

[로라 카르도소 / 노숙인 : 요즘에는 공항에서 더 많은 사람이 오고 있습니다. 밤에 오시면 사람들로 꽉 차 있는 걸 볼 수 있을 겁니다. 지금은 저녁에 비해 적은 편입니다. 날씨가 추워서 우리는 이곳으로 피신합니다. 적어도 여기에서는 잠을 잘 수 있습니다.]

물가가 지난해보다 두 배 치솟으며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빈곤 계층이 계속 늘고 있는 아르헨티나.

전체 국민의 40%에 이른 빈곤층에겐 당장 먹고사는 일이 가장 큰 문제일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벌이가 줄면서 집세를 내지 못해 쫓겨나는 경우가 빈번하다 보니 노숙인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 당국은 사회 취약층을 위해 각종 보조금을 지원하고 도심에 여러 쉼터를 마련했지만, 이마저도 노숙인은 잘 이용하지 않는 상황.

정부는 공항 내 질서와 미관을 해칠 수 있다며 몰려드는 노숙인 퇴거 조치에 나섰지만, 노숙인들은 여전히 시내 쉼터에 가지 않아 치안에 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루르데스 수아레스 /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 (경제 때문에) 갈수록 치안 부재는 더 심해지는 거 같습니다. 그리고 경찰 인력도 부족한 듯합니다. 갈수록 노숙자들이 더 보이는 것이 슬프고 게다가 추운 시기라서 더 안타깝습니다.]

노숙인은 공항뿐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전반적으로 증가하다 보니,

치안 유지가 비교적 잘 되는 도심에서 주로 생활하는 동포들 역시 불안감을 호소합니다.

[김도현 /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 일부 지역에 노숙인들이 밀집하고 있는 걸 직접 본 적이 있고 야외에서 커피를 많이 먹는데 아르헨티나에서는, 그럴 때 노숙인이 많이 접근해서 구걸도 하고 빈번하죠. 불특정 다수가 밀집하는 경우에 소요사태가 일어난다거나 우범지역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통제가 필요하고.]

아르헨티나 한인회는 만일에 벌어질지 모를 치안 악화를 대비해 사전 대책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몇 해 전까지 운영하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중단했던 한인 방범대를 다시 꾸리거나 현지 경찰 당국과의 소통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최도선 / 아르헨티나 신임 한인회장 : 예전에 한인 사회에서 방범대도 있었고 그다음에 저희 상가, 한인들이 밀집돼있는 한인 상가에 경찰서들하고 그다음에 방위도 있고 했는데 앞으로 상황이 악화할 수도 있는 상황이고 하기 때문에 부에노스아이레스시 담당하고 저희 구역 담당하고 얘기도 하고 현재 경찰서장들과 만나서 얘기하고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서 얘기할 그런 상황입니다.]

동포들은 공항에서 내보내진 노숙인들이 공항으로 돌아가거나 다시 거리에서 지내는 경우가 많은 만큼,

모두의 안전을 위해선 노숙인들이 시내 쉼터에서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더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YTN 월드 정덕주입니다.





YTN 정덕주 (khj8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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