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어덮밥" 물의 日 장관 '조선인 학살'에 "사자 탈출" 비유

"장어덮밥" 물의 日 장관 '조선인 학살'에 "사자 탈출" 비유

2023.05.27. 오전 05:28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1923년 일본 관동대지진 때 벌어진 조선인 학살 사건이 100년째로 접어들면서 일본 국회에서도 한국에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는데, 일본 정부는 그럴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담당 장관은 조선인 학살과 관련해 동물원에서 도망친 사자 사건에 비유하는 발언까지 해 논란을 키웠습니다.

황보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923년 9월 초 일본 도쿄와 관동지역 일대를 강타한 관동대지진.

1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주택 37만 채가 파손돼 일본 최악의 재해 중 하나로 꼽힙니다.

당시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넣었다'는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많은 조선인들이 일본인에 의해 살해당했습니다.

꼭 100년째가 되는 올해 일본 국회에서는 조선인 학살과 관련해 제대로 조사하고 사과할 건 사과하자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스기오 입헌민주당 의원은 조사에 대한 정부의 냉담한 태도를 비판했습니다.

[스기오 히데야 / 입헌민주당 의원 : (8번의 질문에) 조사한 범위 내에서 정부 안에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기록이 발견되지 않아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했습니다. 지금 대답과 똑같습니다. 다 이렇게 답했습니다. 조사한 범위 내에서라고 적었지만 조사 안 한 것 아닙니까?]

하지만 정부 측 태도는 변함이 없습니다.

[쿠스노키 요시노부 / 경찰청 관방장 : 반복해서 말씀드리지만 정부가 조사한 범위 내에서 사실관계 파악이 가능한 기록이 발견되지 않아서….]

담당 장관인 타니 코이치 국가공안위원장은 한술 더 떴습니다.

[스기오 히데야 / 입헌민주당 의원 : 100년 이번이 마지막 입니다. 이번 기회 놓치면 영원히 못합니다.]

[타니 코이치 / 국가공안위원장 : 기록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추가적인 조사는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사과할 건 사과하라고 요구하자 이번엔 느닷없이 '사자 탈출' 얘기를 꺼내 듭니다.

[타니 코이치 / 국가공안위원장 : 구마모토 지진 때 동물원 사자가 도망쳤다는 거짓말이 돌아 사람들을 불안하게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스기오 히데야 / 입헌민주당 의원 : 지금 동물원 탈출 사자 얘기를 하는 게 아닙니다. 사람의 목숨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조선인 학살 문제와 관련해 사자 비유를 들어 논란을 일으킨 타니 위원장은 이전에도 부적절한 발언 때문에 호된 비판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지난달 15일 기시다 총리를 겨냥한 폭발물 테러를 출장지에서 보고받고도 "장어덮밥을 잘 먹었다"고 말했다 한때 경질 위기에 몰리기도 했었습니다.

YTN 황보연입니다.



YTN 황보연 (hwangby@ytn.co.kr)
영상편집 : 이영훈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