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줄줄이 빠져나가는 캐나다 도심...한인들도 타격

기업들 줄줄이 빠져나가는 캐나다 도심...한인들도 타격

2023.03.19. 오전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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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캐나다에선 코로나19 영향으로 재택근무가 보편화하면서 기업들이 잇따라 도심을 떠나고 있습니다.

한산해진 도시에 노숙인이 늘고 범죄율이 높아지는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한인 사회도 타격을 받고 있다는데요.

장지훈 리포터가 전합니다.

[기자]
캐나다 에드먼턴 도심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명성진 씨.

최근 직장인과 주변 대학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가게를 열었지만, 매출이 기대 같지 않습니다.

[명성진 / 한식당 운영 : 처음에 오픈했을 때는 이제 기대치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이 정도는 해야 되겠다'라는 거에 절반도 못 미치니까 굉장히 힘들죠.]

원인은 코로나19 유행 기간에 보편적으로 자리 잡은 재택근무.

팬데믹은 끝났지만 직장인들이 여전히 재택근무를 선호하고, 사무실 출근과 재택근무를 병행하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근무'를 택하는 경우가 많아 도심을 오가는 인구가 줄었습니다.

[알렉스 리찌 / 에드먼턴 도심 복구 연합 : 고용주들이 직원들을 다시 회사로 부르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하이브리드 근무를 원하는 직원이 더 많습니다.]

[조정대 / 캐나다 에드먼턴 : 꼭 필요한 미팅이 있을 때나 중요한 일이 있을 때는 한두 번씩 (사무실에) 나가서 직원들이랑 이야기도 하고 그런 부분에서 대부분 만족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근무 형태 변화의 여파로 기업들은 임대료가 비싼 도심을 떠나 외곽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2020년 3월 2%에 불과했던 토론토의 사무용 건물 공실률은 지난해 4분기에 13.6%로 7배 가까이 급등했고,

같은 기간 조사된 에드먼턴의 공실률은 23%, 전국 평균은 17.7%에 이릅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한산해진 도심에 노숙인이 늘고 범죄율이 높아지는 등 치안 문제가 불거지고 있습니다.

[명성진 / 한식당 운영 : 밤에 노숙인이 칼 들고 들어와서 금고도 털고 오븐에다가 자기가 들고 온 쓰레기로 불도 지피고 문을 열고 차를 훔쳐 가기도 하고, 크고 작은 범죄들이 팬데믹 이후에 많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위험 관리 부담을 안고 사무실을 비우는 대신 무상으로 다른 기업에 빌려주는 회사도 등장했습니다.

[미르나 비트너 / 증강현실 기술 업체 대표 : 코로나19 기간에 사업주가 이 공간을 비웠고, 사무용 가구가 있는 공간을 다른 회사에 제공하고 싶어 했습니다. 무상 임대로 절약한 임대료가 우리 회사 수익의 약 10% 정도입니다.]

지역 당국은 비워진 사무용 공간을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으로 개조하거나 노숙인들의 자립용 숙소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톰 거번 / 에드먼턴 도시계획 책임자 : 향후 4년 동안 매년 520만 달러(약 50억 원)를 쓸 겁니다. 그 외에도 도심에 사용될 기금이 있는데 경제 회복과 도심 공동화 현상 해결을 위해 사용될 것입니다.]

하지만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곳에서 일하는 새로운 업무 방식이 자리 잡은 만큼

아직 도심에 남아있는 회사들도 계약이 끝나면 교외로 떠날 가능성이 커, 도심 공동화 현상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YTN 월드 장지훈입니다.



YTN 장지훈 (kwonjs10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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