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무역규모, 서방 제재에도 전쟁 이전 수준 회복"

러시아 무역 규모가 서방 제재에도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 1년 만에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지난달 31일 보도했습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공식적으로 무역 지표를 발표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애널리스트와 경제학자들은 러시아를 상대로 한 다른 나라 수치를 토대로 러시아 무역 규모가 작년 2월 이전 수준까지 올라섰다고 추정했습니다.

특히 러시아 수입은 이미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거나, 조만간 회복할 것으로 이들은 분석했습니다.

서방에서 쏟아지는 제재에도 러시아가 이처럼 숨구멍을 찾은 것은 무엇보다 친러시아 동맹국 무역 덕분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짚었습니다.

특히 최근 지표를 보면 튀르키예, 중국,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이 서방 금수 목록에 있는 제품 중 대다수를 러시아로 실어나른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항구로 휴대폰, 세탁기, 자동차 부품을 실어 오던 화물선 대다수가 멈춰 섰으나 대신 벨라루스, 중국, 카자흐스탄에서 트럭과 열차가 육로로 이를 실어날랐습니다.

튀르키예 이스탄불과 러시아 항구 도시 노보로시스크를 잇는 바닷길에도 외국 제품과 전자기기, 공산품을 운송할 선박이 추가됐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서방에 기반을 둔 기업들이 실제로 러시아와 절연했는지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뉴욕타임스는 짚었습니다.

앞서 IBM, 폭스바겐, H&M, 머스크(Maersk) 등 글로벌 기업도 러시아의 침략 행위를 문제 삼아 러시아 영업을 중단했습니다.

하지만 한 조사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주요 7개국(G7) 기업 중 단 9%가 러시아 자회사를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간 서방은 휴대폰이나 세탁기를 대러시아 금수 목록에 올린 것은 아니지만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 반도체를 포함한 핵심 기술 차단 등으로 옥죄기를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산 에너지를 포함한 원자재 의존도를 줄인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고, 러시아 중앙은행은 루블화 가치를 방어하면서 금융 시장을 차분하게 유지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처럼 러시아 경제 회복력이 놀라운 수준을 보이면서 서방 제재 효력을 두고 의구심이 제기된다고 뉴욕타임스는 진단했습니다.

실제로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30일 올해 러시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0.3%로 상향했습니다.

IMF는 특히 러시아 원유 수출량이 현재 상한제에서도 상대적으로 견고하게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고, 제재 대상이 아닌 국가로 무역로를 우회하는 방식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다만 러시아 경제 일부는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덧붙였습니다.

지난해 한국을 포함해 독일, 프랑스, 일본 등에서 부품 조달에 제동이 걸리면서 러시아 자동차 공장이 멈춰서기도 했으나, 에너지 가격 상승, 군사 지출 등이 이를 상쇄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설명했습니다.


YTN 김원배 (wbkim@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