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19살 소녀에 '테러 분자' 죄명 씌워...우크라 전쟁 비판 뒤 '곤경'

러시아, 19살 소녀에 '테러 분자' 죄명 씌워...우크라 전쟁 비판 뒤 '곤경'

2023.01.30. 오후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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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19살 소녀에 '테러 분자' 죄명 씌워...우크라 전쟁 비판 뒤 '곤경'
타이완 연합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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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한 10대 소녀가 소셜미디어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했다가 테러리즘 정당화 등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을 위기에 처했다고 CNN 등이 29일 전했습니다.

러시아 북부 아르한겔스크주(州) 출신의 19살 올레샤 크립초바는 지난해 10월 SNS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판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려 테러리즘을 정당화하고 러시아군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러시아 당국은 크립초바가 인스타그램에 지난해 10월 발생한 크림 대교 폭발과 관련된 게시물을 올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그녀를 이슬람국가(IS), 알카에다, 탈레반과 같은 테러리스트 및 극단주의자 명단에 올린 뒤 그녀가 테러리즘을 정당화했다는 혐의를 씌웠습니다.

크립초바는 또 러시아 소셜미디어인 VK에서 전쟁에 비판적인 내용의 게시물을 공유했는데, 러시아군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가 추가 적용됐습니다.

아르한겔스크주에 있는 북방(북극)연방대학교(NArFU)에 재학 중이던 크립초바는 현재 세베로드빈스크에 위치한 부모 집에 가택 연금됐고 발목에는 전자발찌가 채워진 상태입니다.

SNS 등을 통해 온라인상 타인과 소통하는 행위도 금지됐습니다.

CNN은 크립초바의 발목에 채워진 전자발찌 사진을 공개하면서 그의 다른 쪽 발목에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거미 형상으로 그린 뒤 '빅 브러더가 당신을 감시하고 있다'라는 문구를 문신으로 새겨 넣었습니다.

크립초바의 변호인은 크립초바가 앞으로 열릴 재판에서 테러리즘 정당화 혐의로는 최대 7년 징역형을, 러시아군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는 최대 3년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건과 관련, 러시아 정치인 알렉산더 노비코프는 관영 방송에 출연해 크립초바를 멍청이라고 부르면서 "그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으로 보내 병사를 만나게 하고 전투 중 전사한 군인의 무덤도 방문하게 해야 한다"고 비난했습니다.

크립초바는 지난해 5월에도 반전 포스터를 배포했다가 러시아군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벌금형에 처해진 바 있습니다.

여기에 다섯 달 뒤 같은 혐의로 또 기소되면서 크립초바가 징역형을 선고받을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이라고 그의 변호인은 설명했습니다.

크립초바의 어머니 나탈리야 크립초바는 지난해 12월 26일 러시아 경찰이 딸과 남편이 함께 살고 있던 아파트로 쳐들어가 이들을 엎드리게 한 후 대형 망치로 위협을 가하면서 "이는 와그너 그룹이 보내는 인사다"라고 말하는 일도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와그너 그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을 돕고 있는 민간 용병회사입니다.

CNN은 정치범 체포를 감시하는 비정부기구(NGO) 'OVD-인포' 통계를 인용해 지난해 러시아에서는 인터넷상에서 테러리즘을 정당화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례가 총 61건이며 그중 26건이 실형으로 이어졌다고 전했습니다.



YTN 임수근 (sgl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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