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선 불복' 폭동·분열 극심...동포들도 불안 가중

브라질 '대선 불복' 폭동·분열 극심...동포들도 불안 가중

2023.01.29. 오전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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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들어 새 정부가 출범한 브라질은 대선 패배 불복 폭동이 벌어지는 등 정치적 분열이 매우 심각한 상황입니다.

어느 때보다 혼란한 분위기 속에, 경기 회복을 기대했던 브라질 동포들도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데요.

현지 분위기를 김수한 리포터가 전해왔습니다.

[기자]
브라질 대통령궁에 난입한 이들이 물건을 부수고 창문을 깨뜨립니다.

대통령궁에 설치된 CCTV에는 폭동으로 파괴된 흔적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지난해 10월 대선에서 근소한 차이로 패배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선거가 조작됐다며 대통령궁과 국회의사당 등에 몰려가 난동을 벌인 겁니다.

아수라장이 된 현장에선 진압 작전이 벌어졌고, 대규모 체포·기소가 이어졌습니다.

이번 사태에 경악한 시민들은 폭동을 규탄하고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브라질의 정치 분열이 어느 때보다 심각한 상황.

[마르셀로 / 브라질 상파울루 : 아주 창피한 일입니다. 거기에 있는 것을 다 부숴버렸어요. 의견을 피력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만 했어야죠. 그렇게 부술 필요는 없었어요. 그 대가는 누군가는 치러야 할 겁니다.]

언제 다시 대규모 충돌이 벌어질지 모를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양극화한 정국의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의 몫이 되고 있습니다.

[조세 베르게우 / 브라질 상파울루 : 시위하고 의견을 주장할 수 있는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하지만 도로를 막으면 안 되는 겁니다. 다른 사람도 통행하고 도시를 이용할 권리가 있잖아요.]

브라질 사회의 극심한 분열이 여실히 드러난 이번 사태를 지켜보며 한인 사회 역시 불안감에 빠졌습니다.

[박대근 / 브라질 상파울루 : 새로운 정권이 나와서 기대 반, 실망 반 그야말로 이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많이들 고심하고 있는데 / 계속 이와 같이 폭력 사태가 이뤄지면 안되고 슬기로운 대처로 나라를 진정으로 위하는 정치인들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경제 회복을 기대했지만, 새해 벽두부터 전해진 폭동 소식에 경기 회복에 대한 전망도 불투명해졌습니다.

전기세와 가스비가 1년 새 30% 넘게 폭등하는 등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경제가 바닥난 상황에, 최근에는 브라질 한인타운 인근까지 보시는 것처럼 거리에 텐트를 치고 살아가는 노숙인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습니다.

[조복희 / 브라질 상파울루 : 치안 때문에 너무 힘들죠, 아무래도. 길에 텐트 치고 사는 사람(노숙인)도 많고. 그러면 우리에게는 많이 도움이 안 되잖아요. 그런 사람이 없어야 사람들이 와서 물건을 살 텐데 (경제적으로) 조금 힘들어요.]

앞서 2003년부터 2010년까지 대통령을 지내며 '경제 호황'을 이끌고 3선에 성공한 룰라 대통령은 이번에도 양극화 해소와 경제 발전을 약속했습니다.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 한쪽에선 굶주림을 달래기 위해 뼈다귀를 구하려는 사람들이 정육점 앞에 줄을 서고 동시에 어떤 사람들은 수입차와 자가용 제트기를 사기 위해 줄을 서는….]

하지만 국정을 빠르게 안정시킬지는 미지수입니다.

[뻬뜨로 가우지 / 브라질 경제 전문가 : 외국인 투자자들은 대통령이 누구인지 상관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재정적인 문제에만 신경을 쓰죠. 브라질이 망할 거라고 걱정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브라질은 극심한 내부 분열 극복과 경제·민주주의 안정이라는 숙제를 동시에 풀어가야 할 중대한 출발점에 다시 섰습니다.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YTN 월드 김수한입니다.



YTN 김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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