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터섬 모아이 석상은 왜 산불에 훼손됐나?

이스터섬 모아이 석상은 왜 산불에 훼손됐나?

2022.12.10. 오전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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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이 석상, 큰 것은 높이 20m·무게는 수십 톤
모아이 석상 일부 산불에 그을리고 훼손돼
가축 사육 증가 목초지에서 불 피우는 경우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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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칠레에서 3천5백㎞ 정도 떨어진 이스터섬은 거대한 석상으로 유명합니다.

최근 산불로 인해 모아이 석상이 일부 훼손됐는데,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요?

한영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남미 칠레에서 3천5백㎞가량 떨어진 남태평양에 외롭게 솟아 있는 이스터섬.

화산섬인데 '모아이'로 불리는 거대한 석상으로 유명합니다.

모아이 석상은 신격화된 조상을 본 떠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데, 큰 것은 높이 20m에 무게가 수십 톤이나 됩니다.

왜 600여 개나 되는 석상을 만들었고 어떻게 옮겼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입니다.

그런데 모아이 석상 일부가 산불로 그을리고 훼손됐습니다.

1차 원인은 가축 사육과 농업 경작이 늘면서 목초지에서 불을 피우는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메라이 아탐 / 현지 고고학자 : 육지와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 경작지를 늘려왔습니다.]

목초지에서 시작된 불은 라노 라라쿠 화산을 가로질러 모아이 석상들이 있는 곳까지 번졌습니다.

국립공원을 관리하는 산불 진화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도 피해를 키웠습니다.

[후안 투키 / 현지 의회 의원 : 산불진화대가 무능해서 불이 화산까지 번졌습니다. 그들이 유능했다면 불이 번지지 않았을 겁니다.]

이스터 섬에는 토착 주민들과 육지에서 건너온 이주민들 간의 갈등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토착 주민들은 더 많은 자치권 확보를 위해 오랫동안 투쟁해 왔고 칠레 정부는 공원의 통제권을 넘기기로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2025년이 돼야 현지에서 선출된 의회가 국립공원에 대한 완전한 권한을 갖출 예정입니다.

주민들의 생존을 위한 가축 사육과 경작 확대에다 칠레 정부의 지원과 대비는 부족한 상태에서 시작된 조그만 불은 큰 산불로 번졌고 고고학적 가치가 높은 모아이 석상은 불에 그을려 훼손됐습니다.

YTN 한영규입니다.


YTN 한영규 (ykha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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