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사법부, 반정부 시위대 첫 사형 집행..."겁주려고 가혹한 수단"

이란 사법부, 반정부 시위대 첫 사형 집행..."겁주려고 가혹한 수단"

2022.12.09. 오전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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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사법부가 사형 선고를 받은 반정부 시위대에 대해 처음으로 형을 집행했습니다.

8일 이란 사법부가 운영하는 미잔 통신에 따르면 이날 반정부 시위에 참여해 사형 선고를 받은 23살 모센 셰카리에 대해 형이 집행됐습니다.

사법부는 셰카리가 지난 9월 25일 테헤란의 한 도로를 점거하고 보안군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죄로 사형을 선고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란 법원은 지난달 13일 처음으로 반정부 시위대 관련자에게 사형을 선고했습니다.

국제사회는 즉각 이란 정부를 강하게 성토했습니다.

EU 외교부 격인 대외관계청(EEAS)은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이란 당국은 사형 판결과 추가적인 사형 집행을 삼가고, 사형제도 전면 폐지를 위한 일관성 있는 정책을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며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이어 "이란도 당사국으로 참여한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에 명시된 의무를 엄격히 준수할 것을 호소한다"면서 "표현의 자유와 평화적 집회를 할 수 있는 권리를 포함한 기본권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이란휴먼라이츠(IHR) 책임자 메흐무드 아미리 모가담은 "셰카리가 변호인의 도움을 받지 못했고, 불공정한 재판 끝에 사형을 선고받고 목숨을 잃었다"고 비판했습니다.

국제앰네스티도 이날 성명을 내고 "유죄 판결을 받은 지 한 달도 안 돼 이뤄진 사형 집행은 이란 사법 체계의 비인간성을 드러낸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이란 정부가 반대 의견을 억압하고 시위를 진압하려 하면서 점점 더 끔찍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번 사형은 이란 정권이 평화 시위를 강경 진압하면서 보여준 가장 최근의 행위"라며 "사람들을 겁주고 반대 의견을 억압하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하지만 이는 이란 지도부가 국민과 진실을 두려워하고 있음을 보여줄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인권단체는 반정부 시위대 10여 명의 사형 집행이 임박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테헤란을 비롯한 이란 주요 도시에서는 지난 9월 마흐사 아미니 의문사 사건으로 촉발한 시위가 석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란의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지난 2일 기준 미성년자 64명을 포함해 469명의 시위 참가자가 목숨을 잃고 1만8천여 명이 구금됐다고 집계했습니다.




YTN 임수근 (sgl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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