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장쩌민 사망 '백지 시위' 국면에 미묘한 파장

中 장쩌민 사망 '백지 시위' 국면에 미묘한 파장

2022.12.01. 오후 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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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쩌민 전 국가주석, 향년 96세로 사망
中 장례위원회 구성…추모대회 준비 중
시진핑 "슬픔을 역량으로 단결·분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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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권 퇴진 구호까지 나온 '제로 코로나' 반발 시위에 중국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장쩌민 전 국가주석 사망을 계기로 '백지 시위'가 각지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고심하는 모양새입니다.

베이징 연결합니다. 강정규 특파원!

미묘한 시기에 장쩌민 전 주석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는데, 중국 내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그동안 백혈병 치료를 받다가 향년 96세로 세상을 떠난 장쩌민 전 국가주석, 어젯밤 부고가 전해졌습니다.

시진핑 주석을 필두로 한 장례위원회가 구성되고 조만간 추모 대회도 열릴 예정입니다.

중국 당국은 애도 분위기를 띄우며 내부 결속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시 주석은 "슬픔을 역량으로 만들어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건설과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 위해 단결·분투"하자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받아들이는 쪽에서 의도한 대로만 움직여주진 않겠죠.

장쩌민에 대한 애도 물결이 개혁개방과 고속성장 시대의 종언에 대한 아쉬움, 더 나아가 집단지도체제에서 1인 권력독점체제로 바뀐 시진핑 집권 3기에 대한 우회적 비판으로 풀이되기도 하는데요.

홍콩 매체들은 그 근거로 "장쩌민의 시대가 최고로 번영했던 시대는 아니었지만 좀 더 관대했던 시대였다"던가, 장쩌민이 자신에 대한 비판을 허용한 사실은 칭송 받을 만하다"라는 등의 댓글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1989년 6월 4일 베이징 톈안먼 사태도 후야오방이라는 지도자의 죽음을 애도하는 군중집회에서 촉발됐죠.

최근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온 '백지 시위' 국면에서 미묘한 긴장감 흐르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장 전 주석은 톈안먼 사태 무력 진압을 옹호하고, 파룬궁 탄압을 주도한 걸로 알려진 인물이라, 민주화 시위 역량 결집에 한계를 지닌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앵커]
제로 코로나에 반대하는 이른바 '백지 시위' 지금도 이어지고 있나요?

[기자]
그제(29일) 밤 광둥성 광저우에서 촬영됐다는 영상 보실까요?

그동안 외지 농민공들을 중심으로 봉쇄 반발 시위가 잇따랐던 하이주구에서 또다시 충돌이 벌어졌습니다.

전신 방역복을 입은 경찰이 마치 거북이처럼 방패를 머리 위까지 감싸고 전진하고, 최루탄까지 터뜨리며 시위대를 진압하는 장면이 담겼습니다.

같은 날밤 난징에서도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이들이 "핵산 검사 대신 자유를 달라"고 외치며 거리 행진을 벌이는 장면이 해외 SNS를 통해 공유되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이 무장 경찰을 동원해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중국 내부 시위는 잦아드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미국과 캐나다, 일본 등 해외에서 후속 시위가 잇따르고 있고, 어제 저녁엔 서울 홍대 거리에서 중국인 유학생 3백여 명이 '제로 코로나' 정책 중단과 '시진핑 퇴진' 등의 구호를 외쳤습니다.

[앵커]
중국 당국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상하이 지하철에서 촬영됐다는 영상 보실까요?

경찰들이 객차 안을 돌며 시민들의 휴대전화를 하나하나 검문합니다.

상하이 뿐만 아니라 광저우 같은 대도시에서도 이런 불심 검문이 목격되고 있습니다.

'백지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을 색출하는 작업의 하나로 보이는데, 실효성 보다는 일종의 공안 몰이를 통한 보여주기식 경고 메시지로 풀이됩니다.

또 '공산당 퇴진'이나 '시진핑 퇴진' 같은 금기어가 처음 등장한 상하이 우루무치 거리, 이번 시위의 발단이 된 신장 화재 희생자를 추모하는 장소이기도 한데요.

당국이 표지판을 아예 철거해 버렸습니다.

애국주의에 호소하는 일종의 여론전도 병행되고 있습니다.

백지시위에 외세 개입 딱지를 붙여 확산 차단에 나선 겁니다.

또, 베이징에 이어, 광저우ㆍ충칭 등 대도시에서 봉쇄의 고삐를 풀어주는 당근책도 내놨습니다.

오늘 중국의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수는 약 3만 5천 명으로 사흘 연속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YTN 강정규 (liv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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